베일에 싸여져 있던 롯데의 차기 사령탑, 그리고 프런트의 수장인 단장의 이름이 드디어 드러나고 있다. 사령탑으로는 이동욱 전 NC 감독, 단장으로는 이택근 해설위원이 선임되는 게 확정적이다. 롯데 구단은 지난 25일, 이동욱 감독, 이택근 단장 선임설에 대해 “모두 후보는 맞고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답을 반복했다. 그러나 사실상 이들과 함께 2027시즌을 꾸려나가는 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동욱 전 감독은 2018시즌 꼴찌에 머물렀던 NC 다이노스의 사령탑으로 부임해 2019년부터 2022시즌 5월 초까지, 3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팀을 이끈 바 있다. 2020년 NC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바 있다. 2012년 NC의 창단 코치로서 부임했고 당시 신생팀의 수비 안정화에 기여한 코치로 알려져 있다. 2025년부터는 류지현 감독과 함께 국가대표팀 수비코치를 맡았고 해설위원으로도 잠시 활동한 바 있다.


이동욱 감독이 부임하게 되면 고향팀으로 컴백하는 셈이다. 부산 출신으로 동래고, 동아대를 나온 이동욱 감독은 1997년 2차 2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해 선수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택근 단장을 선임하는 것은 파격에 가깝다. 1999년 현대에 입단한 이후 히어로즈, LG 등 수도권에서만 커리어를 이어갔고, 히어로즈 색채가 강한 인물이다. 2020년 은퇴를 한 이후에는 방송 해설위원으로 꾸준히 현장과 교감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도자, 프런트 경험은 전무하다.
이택근 단장이 롯데에 부임하게 되면 이동욱 감독과 마찬가지로 고향팀으로 돌아오게 된다. 프로 선수 생활을 수도권에서 이어갔지만 부산 기장 태생에 경남상고(현 부경고) 출신이다.

지난 12일 정규시즌 종료 이후 약 2주가 넘게 걸린 롯데의 차기 행보였다. 모두가 궁금해 했고 온갖 루머들이 난무했다. 하지만 2주 넘게 신중함을 이어간 것 치고는 그리 놀라운 결과들이 아니다.
이미 이동욱 감독 선임설, 이택근 단장 부임설은 정규시즌 막판부터 흘러나왔다. 2주 동안 고심한 결론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롯데는 심사숙고하며 장고를 이어가는 듯 했다. 기존 3년의 계약기간이 끝난 김태형 감독, 박준혁 단장과 동행을 이어가는 것도 고심하는 듯 했다. 차기 행보에 포함된 선택지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롯데는 논란만 키웠고 선임 과정의 보안도 지키지 못했다. 3년 계약기간 동안 모두 7위에 머문 김태형 감독에게는 예우를 하는 듯 했지만 결국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열흘 넘게 시간이 흐른 뒤였다. 김태형 감독이 먼저 재계약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지만, 롯데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결국 재계약을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김태형 감독과 불편한 동행을 스스로 자처한 셈이다.
박준혁 단장의 경우 정규시즌이 끝나고도 계약기간대로 정상 출근해 업무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미 루머가 난무하는 과정에서 구단이 정상적으로 흘러갈 리 없었다. 선수단의 일정은 흘러가고 있지만 2027년 선수단을 꾸려가는 과정은 단장 선임 절차가 지연될 수록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 역시 롯데와 박준혁 단장과의 어색한 동행이었다.
롯데는 다카쓰 신고 스페셜 어드바이저에게 감독직을 제안했지만 고사했고 이택근 단장을 추천한 바 있다는 보도에 대해 “다카쓰에게 감독직을 제안한 사실은 없다. 누구를 추천한 적도 없다”라고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택근 단장의 부임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이 롯데 구단의 설명도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신뢰는 신뢰대로 잃었고 지켜져야 할 보안도 지켜지지 않았다. 대신 시간만 흘렀다. 삼성과 KIA의 플레이오프 이슈가 롯데의 감독과 단장 선임이 다 잡아먹는 셈이다. 2주의 시간을 허비했고 논란은 논란대로 키웠다. 가을야구 잔치에 민폐는 민폐대로 끼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