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우승 아니면 실패.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매년 짊어지는 그 부담을 상대 감독도 헤아렸다. 다저스를 4전 전패로 무너뜨리며 월드시리즈 3연패를 저지한 밀워키 브루어스 팻 머피 감독이 진심 어린 존중을 표했다.
밀워키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에서 6-4로 역전승, 시리즈 전적 4전 전승으로 44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1년 전 같은 NLCS에서 다저스에 4전 전패로 무기력하게 무너진 밀워키였지만 보란듯이 설욕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머피 감독은 “난 다저스를 좋아한다. 다저스 선수들도 좋아한다. 다저스에는 전설적인 선수들이 있지만 우리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팀을 끌고 왔다. 우리 선수들은 승리에 굶주려 있었다. 우리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최고의 팀 다저스를 넘어야 했다”며 로버츠 감독 이야기를 꺼냈다.
![[사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17/202610171238774662_6ad366f58d0af.jpg)
“로버츠 감독보다 더 힘든 직업을 가진 사람은 없다. 누구도 그보다 더 힘든 일을 맡고 있지 않다. 무조건 우승 아니면 실패, 둘 중 하나다. 그런 압박감을 안고 살아가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는 게 머피 감독의 말이다.
매년 최고 전력을 구축하며 우승 후보로 꼽히는 다저스에서 감독이 짊어질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11년 재임 기간 월드시리즈 우승을 3차례나 달성했지만 이번 NLCS에서 무기력한 4연패를 당하자 로버츠 감독은 책임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슈퍼팀을 이끄는 감독의 숙명이다.
![[사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밀워키 팻 머피 감독과 악수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17/202610171238774662_6ad366f5f05ec.jpg)
로버츠 감독이 올 가을 가장 비판받은 지점은 오타니 쇼헤이 기용이었다. 시즌 막판부터 무릎, 이두근, 목 부상을 안고 있는 오타니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선발 라인업에서 빼야 한다는 의견이 거셌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끝까지 오타니를 선발로 기용했다. 4차전에서 오타니는 스리런 홈런을 폭발하며 부활을 알렸지만 4전 전패를 막진 못했다.
머피 감독은 “오타니는 세계 최고의 선수이고, 우리 상대로도 그 사실을 증명해왔다. 야구가 아름다운 이유는 그 어떤 결과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야구 경기에 베팅해선 안 된다. 야구는 누가 이길지 예측하는 게 너무 위험하다. 우리가 다저스를 스윕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며 야구의 의외성을 강조했다.
다저스에 존중을 표한 건 머피 감독뿐만이 아니었다. 2차전 야마모토 요시노부 상대 12구 볼넷, 3차전 블레이크 스넬 상대 11구 승부 끝에 터뜨린 역전 결승 홈런으로 NLCS MVP를 차지한 밀워키 1루수 제이크 바우어스도 1년 전 다저스 선수들이 무덤덤하게 축하하는 모습을 보곤 깨달음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사진] 밀워키 제이크 바우어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17/202610171238774662_6ad366f663e6c.jpg)
바우어스는 “작년에 다저스 선수들이 우리를 스윕한 뒤 경기장에서 보여준 모습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우리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승리한 뒤 대단한 일을 해낸 것처럼 축하했다. 하지만 다저스 선수들은 우리를 스윕하고도 마치 시범경기에서 이긴 것처럼 덤덤하게 악수했다. 그 장면이 마음속 깊이 새겨졌고,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떠올렸다.
우승 아니면 실패인 다저스 선수들에겐 NLCS에서 이긴 것도 시끌벅적하게 축하할 일은 아니었다. 시즌 때처럼 평범하게 줄을 서서 하이파이브하며 기쁨을 크게 드러내지 않았다. 승자의 무덤덤한 모습에 깊은 인상과 자극을 받은 밀워키는 1년 만에 스윕으로 설욕했지만 흥분감을 최대한 가라앉혔다.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더 큰 목표가 남은 만큼 들뜨지 않았다.
바우어스는 “작년 다저스 선수들의 모습이 ‘더 이상 치를 경기가 남지 않을 때까지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동기 부여를 갖게 된 계기였다”며 진짜 우승 세리머니는 월드시리즈가 끝난 후에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밀워키 선수들이 월드시리즈 진출 확정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17/202610171238774662_6ad366f6c53ac.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