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짧은 동행, 그러나 각별했던 베테랑들…김태혁-김민성, 정신적 지주 공백 그립지 않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6.10.03 05: 39

모두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런 만큼 시간을 더 농축시켜서 적응하려고 했고 선수단에 각별하게 녹아들었다. 롯데 자이언츠라는 팀을 더 좋은 팀, 더 강한 팀으로 만들려고 했던 베테랑들이 이제 팀을 떠난다. 
롯데는 2일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이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김민성 커리어에 유일한 우승을 안겨준 팀, 팬들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는 LG 트윈스전에서 은퇴식을 진행한다. 은퇴식 날짜는 10월 9일이다. 
롯데는 이로써 두 명의 베테랑들이 팀을 떠나게 됐다. 지난 9월 29일, 사직 키움전에서 투수 김태혁(개명 전 김상수)가 통산 700경기 출장 시상식을 겸한 은퇴식을 진행했다. 여기에 김민성까지 은퇴를 선언했다. 두 선수 모두 올해 1군에서는 사실상 전력 외로 취급을 받았다. 2군에서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모두 올해 계약기간이 끝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은퇴 수순을 밟았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태혁(개명 전 김상수)이 29일 사직구장에서 통산 700경기 출장 시상식과 은퇴식을 갖고 17년간의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2006년 삼성에 입단한 김태혁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를 거쳐통산 700경기에서 37승 50세이브 140홀드를 기록했으며, 특히 2019년 40홀드로 KBO 단일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을 세웠다.  롯데 김태혁이 은퇴식을 끝내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6.09.29 / foto0307@osen.co.kr

20250411 롯데 자이언츠 김민성  / foto0307@osen.co.kr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박준우가, 방문팀 삼성은 원태인이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김민성이 7회말 2사 만루 좌월 역전 만루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9.26 / foto0307@osen.co.kr
두 선수 모두 프랜차이즈 스타는 아니다. 김태혁은 2006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히어로즈, SSG를 거쳐서 2023년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방출생 신분이었지만 2023년부터 마운드의 마당쇠 역할은 물론, 투수진의 맏형이자 기둥 역할을 했다. 
롯데에서는 4년을 보냈다. 그러나 이전 삼성, 히어로즈, SSG 등 당시 강팀에서 느꼈던 점들과 그들의 문화를 오랜 시간 약팀에 머물고 있는 롯데에 이식시키기 위해 고민하고 조언하고 노력했다. 자신이 있는 동안 롯데를 강팀으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도 도전을 택했지만, 결국 김태혁은 성과를 얻지 못했다.
김민성은 롯데가 친정이었다. 2007년 입단했지만 2010년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됐다. 당시에도 롯데 팬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던 선수였기에 많은 이들이 짙은 아쉬움을 표했다. 이후 김민성은 히어로즈에서, 그리고 LG에서 활약을 이어갔고 리그 정상급 3루수로 성장했다. LG에서는 내야 전포지션을 오가는 만능 유틸리티 내야수로 활약했고 2023년 통합 우승에 기여하며 첫 우승반지를 꼈다. 그리고 2024년 스프링캠프 직전 롯데와 사인 앤 트레이드로 14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이민석이, 방문팀 두산은 곽빈이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김상수가 9회말 2사 2루 이유찬에게 역전 1타점 우익수 앞 안타를 맞고 아쉬워하고 있다. 2025.07.09 / foto0307@osen.co.kr
김민성 역시 다시 돌아온 롯데에서 3년의 시간 밖에 보내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이 김민성의 영입을 직접 요청했지만, 1군에 머무른 시간도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김민성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하게 베테랑으로서 역할을 했다. 야수진에서 젊은 선수들의 멘토가 됐다. 2군에 머물면서도 솔선수범했고 베테랑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아낌없이 전수해주고, 또 정신적 육체적으로 강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강조했다. 롯데 선수단에서 쓴소리를 하는 몇 안되는 고참이기도 했다. 
2군에 머물다가 1군에 올라온 선수들은 항상 김태혁과 김민성의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이들에게 많은 조언을 얻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물론 이들의 조언대로, 곧이 곧대로 1군에서 활약을 이어가지 않았지만 기댈 구석이 있다는 것은 젊은 선수들에게 위안이자 힘이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이제 이들이 롯데에 없다. 지난해 시즌을 끝으로 이미 정훈이 은퇴한 상황. 선수단에 많은 영향력을 주려고 했던 이들이 떠나게 되면서 롯데는 정신적 지주의 공백을 안게 됐다. 당장 3년째 주장을 맡고 있는 전준우가 있지만 전준우는 팀 내 최고참이다. 젊은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냈다고 하지만 중간 다리 역할을 해 줄 베테랑이 필요하다. 사실 김태혁과 김민성도 그런 역할을 하기에 많은 나이이긴 했지만 경험 있는 중간급 선수가 부족한 팀의 사정상 그 역할을 자처했고 또 마다하지 않았다. 롯데로서는 두 선수가 그리울 시기가 올 수도 있다.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데이비슨, 방문팀 삼성은 이승현이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전민재가 삼성 라이온즈에 6-3으로 승리한 후 김민성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05.18 / foto0307@osen.co.kr
올해까지 9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2026시즌이 공식적으로 종료되면, 많은 풍파와 마주하게 된다. 박준혁 단장, 김태형 감독 모두 계약의 마지막 해다. 이들의 거취부터 정해야 하는데, 선수단도 변화가 생길 전망. 이미 3년 째 주장을 맡은 최고참 전준우에게 주장이라는 짐을 덜어줄 때가 됐다. 정신적 지주의 공백에 더해 차기 주장도 이제 생각을 해야 한다. 
30대 초중반대의 주전급 야수가 주장에 적격이지만 올해 전력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 않았던 유강남 손호영 등이 후보군으로 남게 된다. 노진혁도 있지만 나이대가 높고 또 주전급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전준우가 2군에 내려가 있는 동안 임시 주장을 맡았던 투수 김원중도 있지만, 투수 주장의 한계도 분명하다.  
30대에 접어든 황성빈, 20대 후반의 고승민 등이 올해 임시 야수 조장의 역할을 맡기도 했다. 젊지만 그래도 또래 선수들 중에서는 발언의 영향력이 있는 선수들이기에 이들이 주장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태혁(개명 전 김상수)이 29일 사직구장에서 통산 700경기 출장 시상식과 은퇴식을 갖고 17년간의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2006년 삼성에 입단한 김태혁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를 거쳐통산 700경기에서 37승 50세이브 140홀드를 기록했으며, 특히 2019년 40홀드로 KBO 단일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을 세웠다.  롯데 김태혁이 은퇴식을 마치고 전준우-조지훈 응원단장과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2026.09.29 / foto0307@osen.co.kr
어쨌든 롯데는 내년 선수단 리더십에 공백이 생겼다. 선수단을 이끌 구심점을 누가 잡게 될지도 다가올 겨울과 2027년에 지켜봐야 할 지점이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