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역사에 단 2명 밖에 없는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제는 KBO리그에서도 한 번 밖에 나오지 않았던 대기록에도 도전한다. 한화 이글스 포수 허인서는 본인이 생각한 것 이상 대단한 퍼포먼스를 첫 풀타임 시즌에 완성했다.
허인서는 지난 25일 창원 NC전 6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1볼 2스트라이크에서 구창모의 시속 124km 커브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이로써 허인서는 지난 11일 대전 NC전 19호 홈런을 터뜨린 이후 9경기 만에 다시 홈런을 터뜨리며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한화 포수의 20홈런은 빙그레 이글스 시절 포함해 역대 2번째다. 1989년 유승안(21개) 기록한 이후 37년 만에 허인서가 포수 20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20홈런 순간에 대해 허인서는 “19개를 치고 시간이 걸렸는데, 타석에서 신경을 안 쓰긴 했지만 컨디션이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경기 전 배팅 훈련을 치면서 느낌이 괜찮아졌고 (구)창모 형 상대로 맞대결 성적도 좋아서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홈런이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구창모 상대로 8타수 4안타, 타율 5할로 ‘천적’이었다.
이글스 역사에 이름을 남긴 것에 대해서는 “처음에 경기를 뛰면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매일매일 경기를 하다 보니까 20홈런을 달성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라고 덧붙였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지명된 허인서는 상무 전역 이후 올해 처음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대형 포수 잠재력을 터뜨렸다. 올해 주전 포수였던 최재훈의 부상을 틈타 주전 포수 마스크를 썼다. 119경기 타율 2할9푼1리(378타수 110안타) 20홈런 73타점 OPS .851의 성적을 찍고 있다.

허인서는 입단 당시 수비, 특히 강한 어깨가 강점이었다. 그런데 프로 입단 이후,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담금질을 거치며 타격까지 일취월장한 케이스다. 도루 저지율도 31.3%(46허용/21저지)로 리그 최정상급이다.
풀타임 첫 시즌을 돌아보면서 “사실 시즌 초반에 도루를 많이 못 잡았다. 그래서 말들이 많았는데, 도루 저지는 제가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었다. 똑같이 운동을 하면서 감각을 빨리 찾으려고 했다. 수비에서는 블로킹이 정말 많이 좋아진 것 같다. 김정민 코치님과 블로킹 메커니즘을 아예 바꾼 다음부터 많이 좋아졌다”라고 설명했다.
포수로서 투수를 리드하는 부분에서는 배우고 또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번 잘했다고 해서, 좋았다고 해서 안심하지 않고 공부해야 하는 게 볼배합인 것 같다”라며 “공부에 시간을 더 투자해야 더 좋은 성적이 날 수 있고 투수들이 잘 던질 수 있다고 생각이 많이 들었다.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상무에서 복귀한 뒤에는 그동안의 노력을 시험해 보는 시간이었다. “상무에서 돌아왔을 때, 1군에서는 많이 뛴 적이 없었으니까 제가 배운 메커니즘이 1군에서 통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년에 메커니즘을 ㅁ낳이 수정했고 테스트를 해 나갔다”고 말하는 허인서다. 그러면서 “올해는 바꾼 메커니즘을 정립하면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많이 생각한 시즌이었다”고 밝혔다.
시행착오의 시간, 그리고 성장통의 시간을 결국 이겨내고 달성한 기록이다. 스스로도 “체력이 확 떠러지는 게 많이 느껴졌다. 떨어지고 다시 올라오는 게 적응이 됐고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라고 말했다.
한화는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됐다. 하지만 허인서의 20홈런은 모든 한화 팬들의 염원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바람은 허인서의 신인왕, 그리고 골든글러브 동시 석권이다. 허인서는 신인왕 자격에 아직 부합하고(입단 5년 이내, 60타석) 또 현재 리그 포수 중에 가장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신인 자격으로 20홈런 포수라는 이정표를 세웠으니, 투수 김민준(SSG), 내야수 문정빈(LG)와의 경쟁에서도 많이 앞서 있는 게 사실이다.

포수로서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수상한 경우는 역대 단 한 번. 1990년 LG 김동수가 현재 리그 역사에서 유일한 포수 신인왕과 골든글러브 동시 수상자다. 허인서는 역대 두 번째 포수에 도전한다. 올스타전 MVP는 이미 수상했기에 더할나위 없는 상복과 함께할 수 있는 2026년이다.
허인서는 “미스터 올스타는 아예 생각하지도 않았고 실감도 안났다”라면서도 “시상식까지는 아직 시간이 두세 달 정도 남았다. 그때 생각을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은 조금 빠른 것 같다”라면서 시상식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