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38살 베테랑 타자를 잡기 위해 50억 원 전액 보장이라는 파격 조건을 제시했나보다. 김현수가 9회말 역대급 끝내기안타를 터트리며 KT 위즈의 2위 하락을 막았다.
김현수는 지난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2차전에 2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 활약하며 팀의 5-4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을 이끌었다.
0-1로 뒤진 3회말 1사 1, 2루에서 우전안타를 치며 안현민의 1타점 동점 내야안타, 최원준의 역전 득점을 뒷받침한 김현수는 숨고르기를 거쳐 마지막 타석에서 잊지 못할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3-4로 뒤진 9회말 1사 만루 찬스였다. 앞서 대타 유준규가 우전안타, 대타 장진혁이 볼넷, 최원준이 1루수 포구 실책으로 만루 밥상을 차린 상황. 김현수는 두산 마무리 이영하 상대 1B-2S 불리한 카운트에서 파울에 이어 5구째 낮게 떨어지는 140km 슬라이더를 맞히는 데 성공했다. 정타가 아니었지만, 타구가 1루수 키를 절묘하게 넘기며 2타점 역전 적시타로 이어졌다.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순간이었다.
김현수는 경기 후 “앞에 나가준 타자들, 막아준 투수들에 너무 고맙다. 행운의 타구가 안타가 돼서 다행이다”라고 웃으며 “타구가 넘어가는 걸 보고 1점은 들어오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는데 주자들이 다 빨라서 다 들어왔다. 너무 좋았다”라고 환한 미소를 보였다.
9회말 만루가 됐을 때 어떤 마음가짐과 함께 타석을 밟았을까. 김현수는 “일단 1타점은 무조건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중요한 건 스윙이었다. 방망이 중심에 맞힐 수 있는 스윙을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답했다.
KT는 이날 투타 모두 경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선발 데이비스 대니엘에 이어 이강철 감독이 믿고 내보낸 손동현, 전용주, 스기모토 코우키가 모두 흔들렸고, 타선은 5회말 2사 1, 2루, 6회말 1사 2루, 8회말 1사 1루 등 술한 찬스가 빈타에 무산됐다. 김현수의 역전 끝내기는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와 같은 적시타였다.

김현수는 “더그아웃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경기가 풀리지 않아서 선수들이 아무래도 불편했고, 어떤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가야하는지 고민도 많았다. 그러다보니 공격에서 놓친 부분이 많았는데 (장)성우가 홈런을 치면서 분위기가 올라왔다. 그 때부터 뭔가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베테랑으로서 침체에 빠진 선수단을 향해 어떤 조언을 했냐는 질문에는 “오늘 같은 날은 그냥 조용히 있는다. 이럴 때는 어린 선수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게끔 놔두는 게 가장 줗다”라고 밝혔다.
KT가 이날 경기를 내줬다면 같은 시간 고척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12-2로 완파한 삼성 라이온즈에게 1위를 내주고 2위로 떨어질 수 있었다. 9회초까지 3-4로 끌려가며 2위 추락이라는 아찔한 현실을 마주할 뻔 했으나 김현수 덕분에 1위 사수에 성공했다.
김현수는 “이겨서 너무 감사하다. 내가 끝내기를 쳐서 이겼다기보다 승리를 만든 모든 선수들에 고맙다”라며 “이제 오늘을 계기로 계속 좋은 흐름을 타서 팀이 많은 경기를 이겼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김현수는 인터뷰를 통해 둘째 출산이 임박한 외국인타자 샘 힐리어드를 향한 진심 어린 조언도 건넸다. 그는 “힐리어드가 지금 출산 휴가를 앞두고 있는데 스트레스를 안 받았으면 좋겠고, 가게 되면 잘 다녀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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