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에 신경을 썼다”.
KIA타이거즈 필승맨 조상우(31)가 오랜만에 클로저 본능을 과시했다. 지난 7일 광주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의 주말 3차전에서 2이닝 무실점 투구로 7-6 값진 승리를 이끌었다. 팀은 달빛시리즈 2승1패 우위를 점했다. 여전히 4위이지만 1위 LG에 4경기 차로 접근했다.
마무리 성영탁과 승리조 정해영이 전날까지 연투를 한 탓에 나올 수 없었다. 믿을만한 투수는 승리조 가운데 가장 페이스가 좋은 조상우 뿐이었다. 투수코치는 위기가 찾아오면 멀티이닝까지 부탁했다. 일찌감치 몸을 풀었고 실제로 8회 위기가 찾아왔다. 6-4로 쫓긴 8회초 등판한 한재승이 선두타자 볼넷에 이어 안타를 맞은 것이다.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이범호 감독은 곧바로 조상우를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상대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3루가 되자 전날 홈런을 터트린데다 전타석에서 3루타를 터트린 박승규는 자동볼넷으로 내보냈다. 어쩔 수 없이 만루위기를 자초한 것이다. 그런데 전병우를 상대로 보더라인 투구를 하다 밀어내기 동점 볼넷을 내주었다.

“네일이 워낙 승을 챙기지 못해 점수를 안 주려고 했다. 구석구석 던졌는데 조금씩 빠져나가 지켜주지 못해 아쉽다. 광주 ABS가 우타자 몸쪽으로 살짝 치우쳐 있다. 몸쪽으로 던지면 큰 것 맞고 끝나는 상황이 될 수 있었다. 바깥쪽으로 더 구석에 던지다 보니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다음타자 김도환을 2루 뜬공으로 잡았다. 이때 3루주자 류지혁이 기습적으로 홈을 파고들었으나 2루수 박민이 정확한 송구로 차단했다. 만루위기를 삭제하고 역전 위기를 멋지게 막았다. 동점을 허용하며 흐름을 건네는 듯 했으나 8회말 김도영이 좌중월 18호 솔로홈런을 터트려 7-6으로 다시 앞섰다.
힘을 얻은 조상우는 9회초 김성윤 구자욱 디아즈를 상대로 퍼펙트 투구로 승리를 지켰다. 김성윤은 3루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이날 4타점을 올린 구자욱과는 9구 승부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디아즈는 잘 안던지는 포크까지 구사하며 역시 빗맞은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9회는 홈런타자들이 나왔다. 가운데 안들어가게 구석을 보고 던진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4승1패8홀드 평균자책점 1.69로 끌어내렸다. 작년 3.90 투수에서 언터처블 마무리급 능력을 회복했다. 구속도 148km까지 찍었다. 통산 89세이브의 경험이 빛난 하루였다. 올해 좋아진 비결을 묻자“작년에는 강한 공을 던지려다보니 마운드에서 혼자 싸우는 느낌이었다. 올해는 제구에 신경을 쓰고 투구를 하는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피드 욕심 대신 제구를 신경썼다는 것이다.
사실상 마무리 투수를 해도 문제가 없는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호흡을 맞춘 포수 김태군은 "제구가 너무 좋은데다 원래부터 볼에 힘이 있었다. 이제는 스피드까지 좋아졌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범호 감독도 "상우가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값진 승리를 지켜줬다.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의 공을 던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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