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오준성의 반란…한국 남자탁구, 36년 만에 단체전서 중국 격파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5.03 08: 56

한국 남자탁구가 세계탁구선수권 무대에서 거대한 만리장성을 넘었다. 
오상은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탁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OVO 아레나 웸블리에서 열린 2026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 조별리그 2차전에서 세계랭킹 1위 중국을 매치스코어 3-1로 꺾었다.
충격적인 승리였다. 한국 남자탁구가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은 것은 무려 36년 만이다. 2001년 이후 세계선수권 단체전 금메달을 독식해온 중국이 이 대회에서 패배를 당한 것도 25년 만이다. 조별리그 경기였지만 의미는 결코 작지 않았다.

출발은 불안했다. 한국은 앞선 1차전에서 세계 3위 스웨덴에 0-3으로 완패했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에서 만난 상대는 최강 중국이었다. 오상은 감독은 과감한 선택을 했다. ‘주장’ 장우진에게 휴식을 주고, 국제무대 경험이 많지 않은 김장원을 1매치에 내세웠다.
김장원은 린시둥을 상대로 1게임에서 듀스 접전을 펼치며 버텼지만 0-3으로 패했다. 예상 가능한 흐름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진짜 반전은 2매치부터 시작됐다.
주인공은 오준성이었다. 19세 막내 오준성은 리앙징쿤을 상대로 첫 게임을 내주고도 흔들리지 않았다. 특유의 과감한 공격과 빠른 템포로 흐름을 바꿨고, 결국 3-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이 매치스코어 1-1을 만들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기세를 이어받은 안재현도 힘을 냈다. 안재현은 저우치하오를 상대로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특히 4게임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듀스 혈투였다. 안재현은 무려 20-18까지 이어진 승부를 버텨냈고, 3-1 승리로 한국에 리드를 안겼다.
마침표도 오준성이 찍었다. 4매치에서 다시 테이블에 선 오준성은 첫 경기에서 김장원을 꺾었던 린시둥과 맞섰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경기였지만, 막내의 표정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오준성은 1게임을 따낸 뒤 2게임을 내줬으나 3게임 듀스 승부를 12-10으로 가져오며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4게임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11-9로 끝내 승리를 확정했다.
오준성은 이날 혼자 2승을 책임졌다. 세계선수권 주전 무대에서 처음으로 존재감을 증명한 그는 단숨에 한국 남자탁구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올랐다. ‘오상은 2세’라는 수식어가 더 이상 기대만은 아니라는 것을 만리장성 앞에서 직접 보여줬다.
중국 입장에서는 뼈아픈 패배였다. 한국이 스웨덴에 완패한 뒤 나온 경기였던 만큼 세계랭킹 1위 왕추친을 아끼는 선택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의 도전적인 라인업과 패기에 무너졌다.
한국은 조별리그 전적 1승 1패를 기록하며 조 1위 가능성까지 열었다. 남은 개최국 잉글랜드전 결과와 중국-스웨덴전 결과에 따라 최상위 시드 확보도 노려볼 수 있다. 조 2위 이상을 차지하면 토너먼트 대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mcadoo@osen.co.kr
[사진] ITTF X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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