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52억 FA 충격 고백, “불펜피칭만 보면 100억 주셔야, 실전만 되면 멘털 흔들려”→선발 경쟁 압박 이 정도다 [오!쎈 미야자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6.03.04 07: 42

스토브리그에서 52억 원 FA 대박 계약에 성공한 이영하(두산 베어스). 그런데 왜 FA 계약 이전보다 스트레스가 심해졌을까.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에서 최승용, 최민석, 양재훈 등 후배들과 함께 4, 5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이영하. 이에 지난달 26일 롯데 자이언츠에 선발 등판해 쇼케이스에 나섰으나 2이닝 4피안타(2피홈런) 4사사구 6실점 최악투로 김원형 감독의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1회초 경기 시작과 함께 리드오프 빅터 레이예스에게 홈런을 맞더니 3회초 악천후 속 3타자 연속 볼넷에 이어 대타 김민성 상대 역전 만루포를 헌납했다. 
김원형 감독은 이영하의 부진 요인으로 궂은 날씨를 꼽으면서도 “시즌 중에는 분명 그런 상황에서도 공을 던져야한다. 궂은 날씨 속에서 스스로 어떻게 하면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 타자를 상대해야할지 상황을 파악하면서 투구를 해야 한다. 비 와도 경기해야하는 건 양 팀 선수 똑같지 않나. 거기서도 제어를 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두산 베어스 이영하 / backlight@osen.co.kr

지난 3일 미야자키에서 만난 이영하는 “기사로 감독님 말씀을 봤는데 다음날 직접 또 말씀을 해주셨다. 만일 한국이었으면 흙이라고 뿌려달라고 했을 텐데 주심이 일본 사람이었다. 중간에 일본어로 괜찮냐고 해서 안 괜찮다고 했는데 그냥 아무 조치 없이 가더라”라며 “볼넷 2개를 연달아 주는 순간 거기서 멈추면 핑계가 될 거 같았다. 코치님이 마운드가 너무 미끄러우니 스트라이크만 던져보라고 했는데 그렇게 했더니 바로 만루홈런을 맞았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비가 내리기 전 투구는 나름 만족스러운 내용이었다. 이영하는 “1, 2회는 괜찮았다. 내가 갖고 있는 걸로 싸우기보다 못하는 걸로 싸우려고 했다. 커브도 괜찮았고, 포크볼도 홈런을 하나 맞긴 했지만, 그거 말고는 나쁘지 않았다”라며 “포크볼은 조금 더 연습이 필요해서 정재훈 코치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커브는 감독님이 잘 아시니까 감독님께 많이 여쭤본다”라고 설명했다. 
26일 일본 미야자키 산마린 스타디움에서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구춘대회 경기가 열렸다.이날 두산은 이영하, 롯데는 쿄아마가 선발로 나섰다.1회 두산 이영하가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2026.02.26 /jpnews@osen.co.kr
2019년 17승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던 이영하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방황하다가 불펜으로 정착해 작년 11월 4년 52억 원 대형 FA 계약을 체결했다. 그럼에도 그의 마음 속에는 늘 선발 복귀의 꿈이 있었고, 김원형 감독 부임과 함께 선발 후보군으로 분류되며 마침내 17승 영광 재현 기회를 얻었다. 
그런데 막상 선발로 다시 준비를 해보니 압박감이 상당하다. 이영하는 “내가 바라던 상황이 현실이 됐는데 페이스가 역대 스프링캠프 중에 가장 좋지 않다. 시드니 청백전에서 김민석에게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맞은 뒤로 더 그렇다. 어떻게 보면 그 경기가 2026년 첫 경기였는데 김민석이 불문율을 지키지 않았다. 그리고 레이예스에게도 선두타자 홈런을 맞았다”라고 웃으며 “그래서 5일 SSG와 연습경기도 선두타자 승부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26일 일본 미야자키 산마린 스타디움에서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구춘대회 경기가 열렸다.두 팀의 맞대결은 롯데가 6-2로 앞선 3회말 악천후로 인해 노게임 선언됐다. 3회초 두산 이영하가 계속 내리는 비에 스파이크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있다. 2026.02.26 /jpnews@osen.co.kr
이영하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또 다른 이유는 경쟁자들이 자신보다 불펜 경험이 적은 선발 전문 요원이기 때문. 이영하는 “호주 캠프 때만 해도 바보짓만 안 하면 선발을 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지금 바보짓을 하고 있다”라고 웃으며 “최민석, 최승용 등 함께 경쟁하는 동생들의 공도 좋다. 당연히 걔들도 선발 욕심이 있을 거다. 난 아무래도 3년 넘게 불펜을 했으니 선발 경쟁하다가 불펜으로 쓰면 된다는 느낌도 있을 거 같다”라고 불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영하는 구체적으로 “만일 내가 조금이라도 경쟁에서 밀릴 경우 하던 걸 하면 되는데 쟤들은 그게 아니지 않나. 만일 누군가 불펜으로 가야한다면 최승용, 최민석은 조금 롤이 애매하다”라며 “그냥 요즘 걱정도 많고 생각도 많다. 식사량을 많이 가져가는데도 나도 모르게 살이 빠진다. 수염도 빨리 나는 느낌이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올해가 아니면 다시 선발을 못할 거 같다는 불길한 예감도 이영하의 마음을 옥죈다. 이영하는 “만일 이렇게 하다가 감독님이 하던 거 하라고 하면 그냥 또 1년 내내 불펜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가 지나면 17승 에이스도 10년 전 이야기가 돼버린다. 지금이야 5~6년 전 이야기니까 꺼낼 수 있지, 17승 이후 10년이 흐르면 미련이다. 그만큼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절박하게 선발 경쟁에 임하는 중이다”라고 했다.
26일 일본 미야자키 산마린 스타디움에서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구춘대회 경기가 열렸다.이날 두산은 이영하, 롯데는 쿄아마가 선발로 나섰다.3회초 무사 만루에서 두산 이영하가 롯데 김민성에 역전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2026.02.26 /jpnews@osen.co.kr
그렇다면 선발 오디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보완해야할까. 이영하는 기술이 아닌 멘털을 1순위 과제로 꼽았다. 그는 “불펜피칭할 때는 기가 막힌다. 외부 개입이 없지 않나. 불펜피칭만 보면 52억 원이 아니라 100억 원을 주셔야 한다”라며 “그런데 마운드에 오르면 타자를 상대해야하니 멘털 영향을 받는다. 감독님, 코치님은 힘 조절을 하면서 코너웍을 요구하시는데 난 그냥 가운데를 보고 힘 있게 던지는 게 나은 거 같다. 감독님께도 이렇게 말씀드렸더니 알겠다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영하는 오는 5일 미야자키에서 지난해 정규시즌 3위 SSG를 상대로 스프링캠프 마지막 실전 등판에 나선다. 이영하는 “롯데랑 할 때는 힘 빼는 연습을 했는데 SSG전은 힘을 주고 던질 것이다. 코너웍을 신경 쓰지 않고 원래 내 스타일대로 그냥 한가운데를 보고 강하게 던져보겠다. 꼭 선발 경쟁에서 이겨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라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두산 베어스가 25일 일본 미야자키 산마린 스타디움에서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구춘대회 첫 경기를 가졌다.이날 두산은 세이부에 3-6으로 패했다. 경기에 앞서 두산 김원형 감독이 이영하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2026.02.25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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