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책성 교체도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
KIA 타이거즈가 치명적인 3연패를 당했다.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반등을 노렸으나 2-6으로 무릎을 꿇었다. 최근 3연패에 빠지면서 5위 삼성과 4.5경기차까지 벌어졌다. 남은 경기에서 역전은 말 그대로 기적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전 2경기 연속 불펜투수들이 무너지며 대량실점한 이유에 대해 "우리가 젊은 투수들이 많다. 필승조는 이기는 경기에 써야 한다. 어제는 주초 경기라 뒤진 경기에 필승조를 쓰기는 어려웠다. 어제는 (신인) 김태형, 오늘은 대체선발 김건국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14일 잠실 LG전에서는 선발 양현종이 2이닝만에 강판하면서 추격조 투수들을 계속 냈다. 이도현과 루키 이호민이 8회에 8점을 내주며 0-14로 패했다. 16일 한화전에서도 신인 김태형이 4이닝 1실점으로 제몫을 했으나 5회 등판한 최지민 2실점, 김시훈 5실점, 한재승 3실점으로 무너졌다.

약해진 불펜과 선발 여건까지 고려한다면 필승조를 지는 경기에 가동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였다. 동시에 "19일(금) 쉬기 때문에 오늘과 내일은 2점차로 뒤지더라도 필승조를 내겠다"고 밝혔다. 2연패를 끊고 5강 불씨를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그러나 타선의 침묵이 3경기째 이어졌고 수비로 무너졌다.
이날도 한화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5회까지 2득점에 그쳤다. 한화의 강력한 불펜에 막혀 4이닝을 순삭당했다. 리드오프 윤도현 2안타를 때렸지만 최형우의 2루타, 박찬호의 홈런으로 겨우 두 점을 뽑았다. LG 톨허스트를 상대로 6이닝 무득점, 한화 라이언 와이스는 6이닝 1득점에 그쳤다. 결국 3연패의 이유였다.
수비집중력도 도마위에 올랐다. 1회초 1사후 리베라토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한 직후였다. 중견수 김호령이 2루수에게 볼울 뿌렸으나 한참 비켜갔고 이마저도 1루수 위즈덤이 놓치면서 3루까지 내주었다. 정확한 2루수 송구를 못한 김호령이 빌미를 제공했다. 이후 실점을 막기 위해 내야진을 전진수비를 펼쳤으나 2루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맞고 선제점을 내주었다.

3회 김선빈의 수비는 더 뼈아팠다. 선발 김건국이 리베라토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3-1리드를 다시 허용했다. 문현빈을 2루수 높은 뜬공으로 유도하고 이닝을 마치는 듯 했다. 그러나 김선빈이 내리는 비에 방해를 받았는지 허무하게 포구에 실패했다. 타자주자가 살아났고 다음타자는 전날 30홈런을 날리 노시환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곧바로 문책성 교체를 했다. 분위기 전화를 노렸다. 그러나 노시환에게 좌월 투런홈런을 맞고 승기를 건네고 말았다. 타선은 상대 마운드에 끌려가며 반전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최지민이 7회 무사 만루위기를 초래하더니 쐐기 1점을 허용했다. 4점차에서 마무리 정해영까지 올려 추가점을 막았지만 끝내 타선은 터지지 않았다.
이날 챔피언스필드를 찾은 관중은 6782명이었다. 올들어 최소관중이다. 오락가락 비도 영향을 받았겠지만 공수에서 무기력한 경기력도 더 큰 이유였다. 강한 투수들을 잇따라 만나 타격이 되지도 않는데다 경기의 흐름을 내주는 엉성한 수비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디펜딩 챔프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할 듯 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