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부터 딱 10년 전 토트넘 홋스퍼와 손흥민(33, LAFC) 전설이 시작됐다. 토트넘도 이를 잊지 않고 다시 조명했다.
토트넘은 28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소셜 미디어를 통해 "10년 전 오늘 쏘니가 북런던에 도착했다. 그는 우리 가족의 영원한 일부"라며 2015년 손흥민이 토트넘에 처음 입단했을 때 사진을 공유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여름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당시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던 그는 3000만 유로(약 484억 원)의 이적료를 남기고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한동안 아시아 축구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 신기록으로 남았던 액수였다.
손흥민은 데뷔 시즌 적응에 애를 먹으며 1년 만에 독일 무대 복귀를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영입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적극적으로 만류했고, 손흥민도 토트넘에 남아 도전을 이어가기로 결심했다.


이는 토트넘의 역사를 바꿔놨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까지 쭉 토트넘을 지켜오면서 통산 454경기 173골 101도움을 터트렸다. 이는 구단 역사상 최다 득점 5위에 해당하는 기록.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33경기 127골 77도움을 올리며 전설 반열에 올랐다.
손흥민은 마지막 퍼즐인 우승 트로피도 손에 넣었다. 지난 5월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1-0으로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탠 것. 그 덕분에 토트넘은 17년 만에 무관을 벗어났고, 손흥민도 커리어 첫 우승을 만끽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외에도 손흥민은 2020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등 많은 발자취를 남겼다. 무엇보다 그는 해리 케인을 비롯한 여러 동료들이 우승을 찾아 떠날 때도 홀로 토트넘에 남아 팀을 지켰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오랜 인연은 올여름 막을 내렸다. 그는 지난 7일 LAFC에 공식 입단하며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이며 2029년 6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 이적료도 2660만 달러(약 368억 원)로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역대 신기록을 세웠다.
MLS는 손흥민 영입에 대해 "판타지로 시작한 일이 현실이 됐다"라고 평가하며 "이번 이적으로 LA에는 진정한 글로벌 슈퍼스타가 탄생했다. 손흥민은 2023년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 뒤로 MLS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신입생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환영했다.


토트넘과 잉글랜드 축구계는 떠나는 손흥민을 향해 박수갈채를 보냈다. 토트넘은 "우리의 역대 최고 수준 선수 중 한 명인 손흥민은 지난 5월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클럽 입단 10주년을 기념했다. 구단 역대 최다 득점 5위에 올라있는 그는 우리 역사상 450경기 이상 출전한 4번째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라고 극찬했다.
또한 토트넘은 "손흥민은 2019년 번리전 골로 푸스카스상을 받았고,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23골로 골든 부트를 차지했다. 이제 팀을 다시 챔피언스리그로 이끈 그는 토트넘의 주장으로서 트로피를 손에 넣은 단 13명의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헌사를 바쳤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에도 많은 발자취를 남긴 손흥민.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손흥민은 그저 토트넘의 레전드일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레전드이기도 하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토트넘 선배 키키 해저드도 "우리는 이 클럽에 많은 걸 바치는 선수들을 사랑한다. 손흥민은 영원히 이곳에서 숭배될 것"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언론인 헨리 윈터도 "손흥민은 토트넘의 전설이자 우승자로서 팀을 떠난다. 빌바오(UEL 결승전 장소)는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라며 "손흥민은 위대한 골들과 어시스트, 기술, 헌신, 리더십 그리고 유럽 트로피까지 진정한 스퍼스"라며 "손흥민의 다음 도전에 행운이 가득하길 빈다"라고 직접 작별인사를 남겼다.


미국에 도착한 손흥민은 이미 MLS를 휩쓸고 있다. 그는 MLS의 유일신이었던 리오넬 메시에 비견되고 있으며 등번호 7번 유니폼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존 토링턴 단장은 손흥민이 입단한 뒤로 그의 유니폼이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뿐만 아니라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 등 그 어떤 스포츠 선수보다 많이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LAFC도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LAFC는 "손흥민 영입 발표가 클럽의 이전 유명 선수 영입 벤치마크인 2022년 가레스 베일 영입 때보다 5배 이상 큰 글로벌 영향력을 일으켰다. 8월 초 LAF의 콘텐츠가 약 339억 8000만 뷰로 594% 증가했으며 미디어 보도가 289%나 증가했다는 점도 짚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경기장 위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그는 시카고 파이어와 데뷔전에서 교체 투입된 뒤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선발 데뷔전이었던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전에선 첫 어시스트를 올렸다. FC 댈러스 원정 경기에선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으로 MLS 데뷔골까지 쏘아올렸다. 두 라운드 연속 MLS '팀 오브 더 매치' 선정도 뒤따라왔다.
토트넘 팬들은 여전히 손흥민을 그리워 하는 중이다. 이들은 손흥민과 처음 만났던 날로부터 딱 10년이 됐다는 소식에 "전설. 더 이상 말할 게 없다", "GOAT(Greatest of all time)다. 너가 그리워 쏘니", "전설로서 우리를 떠난 사나이!", "쏘니는 토트넘 그 자체였었고, 토트넘 그 자체다. 전설", "아직도 손흥민을 대체하는 데 실패했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그를 향한 애정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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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트넘, LAFC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