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독일)/OSEN=손남원 기자] 독일 쾰른 게임스컴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붉은사막’은 액션의 ‘찰짐’이 인상적이었다. 중간 보스전만 시연했음에도 스킬 연계, 콤보 구성, UI 편의성은 글로벌 AAA 게임과 견줄 만한 수준이었다.
독일의 고도 쾰른에서 지난 20~24일 개최된 '게임스컴 2025'(gamescom) 현장. 세계 최대 게임쇼라는 명성에 걸맞게 수많은 게임 및 미디어 관계자, 그리고 게이머들로 광활한 부지 속 게임 성지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펄어비스는 6번 전시홀 한 복판에 영문 게임명 'Crimson Desert'를 대문짝처럼 내건 대형 부스를 쌍둥이 타워처럼 양쪽으로 세워 트리플A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과시했다.

이번에 공개된 ‘붉은사막(Crimson Desert)’의 새로운 퀘스트 데모는 주인공의 적진 무쌍 돌파와 중간 보스전이 돋보인 구간이었다. 펄어비스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게이머는 플레이중에 수많은 중간 보스들과 마주치고 각각의 보스는 저마다 독특한 특색을 갖춘데다 몇몇은 특별한 기믹으로 즐거움을 선사하게 된다.
기자의 체험 순간, 노년에 접어든 정통 '똥손'인 탓에 걱정이 앞섰지만 세심한 트라이얼과 편리한 UI 덕분에 진행에 어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활과 장창, 대검을 자유자재로 바꿔 들고 간단한 조작으로 속성을 교체하며 퍼붓는 스킬 연사에 짜릿한 쾌감이 느껴질 정도. 특히 다단 점프를 통한 공중 공격과 독수리 활강은 기존 게임들과 차별화된 액션으로 시원시원한 적진 돌파의 원동력으로 작동했다.
오픈월드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전장의 볼거리도 다채로웠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게이머가 가고자 마음 먹은 곳은 못 갈 곳이 거의 없는 수준의 오픈월드"라고 자랑했지만 그건 게임이 나와봐야 알 터. 하지만 데모 시연에서도 주어진 퀘스트 동선을 벗어나 샛길로 빠진 기자의 시선에는 거칠 것이 없었던 건 분명했다.

2025게임스컴 데모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제 전장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전투다. 머리 위로 포탄이 날아들고 병사들의 함성, 무기들이 부딪히는 소리, 연기와 불길로 뒤덮인 전장은 전쟁의 생생한 현장을 그대로 재현했다. 전장 곳곳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치열한 전투는 긴장감과 몰입감을 높였다.
또 각 캐릭터의 스토리는 고퀄리티 컷신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됐다. 주인공 회색갈기 클리프(Kliff)와 동료 ‘웅카’, 칼페이드의 영주 ‘스테판 랜포드’, 칼페이드를 배신한 ‘카시우스 모턴’ 등 핵심 인물들이 등장하며 방대한 붉은사막의 서사 중 일부를 체험할 수 있었다.
붉은사막의 광대한 오픈월드 속 파이웰 대륙은 또 하나의 즐길 거리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광, 날씨 효과는 물론 전장 뒤로 펼처진 산맥과 암벽 등 거대한 자연 지형이 시각적 임팩트를 더했다. 모든 시각적 요소는 자체 개발한 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구현되어 사실적이고 고품질 비주얼을 통해 붉은사막의 세계관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특히 리니지 라이크의 무거운 과금형 전투와 달리, 붉은사막은 자연스러운 성장과 다양한 무기 스킬을 활용해 ‘콤보 액션’을 즐길 수 있었다. 기자 개인적으로는 “스트레스가 통쾌하게 풀린다”는 소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펄어비스가 강조하는 ‘99% 찰진 액션’은 붉은사막을 차별화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작품은 ‘검은사막’ 이후 펄어비스의 차기 간판으로 꼽히는 ‘붉은사막’은 단순한 신작을 넘어 회사의 명운이 걸린 프로젝트다.
현재 펄어비스 매출의 약 80%는 북미·유럽 지역에서 발생한다. 붉은사막 역시 이 시장을 타깃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출시 연기 직후 주가가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지만, 해외 매체와 팬덤의 반응은 “품질 확보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게임업계는 붉은사막의 성공 여부가 한국 게임산업의 AAA급 대작 제작 체계를 이어갈 수 있느냐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CDPR의 ‘사이버펑크 2077’ 사태 이후, 대작일수록 “연기하더라도 완성도를 담보하라”는 교훈이 뚜렷해졌다.
‘붉은사막’이 펄어비스의 미래를 지킬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을지, 업계와 투자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