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29,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이적 도전이 갈수록 가시밭길이다. 크리스탈 팰리스가 다른 공격 자원을 데려오기 직전이다.
영국 'BBC'는 27일(이하 한국시간) "팰리스는 스페인 윙어 예레미 피노를 영입하기 위해 비야레알과 최대 2600만 파운드(약 489억 원) 규모의 계약을 원칙적으로 체결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만 22세인 피노는 셀허스트 파크(팰리스 홈구장)로 이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는 앞으로 며칠 안에 메디컬 테스트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노는 6900만 파운드(약 1297억 원)에 달하는 바이아웃 조항을 갖고 있지만, 비야레알은 계약 기간이 2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팰리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피노는 비야레알 유스 출신 윙어다. 그는 2020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로 쭉 비야레알에서만 활약해 왔다. 2021-2022시즌 6골 4도움을 기록하며 빠르게 주전으로 발돋움했고, 지난 시즌에도 4골 7도움을 올렸다.
2002년생이지만,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벌써 15경기(3골)를 뛴 피노. 그는 이제 생애 처음으로 비야레알을 떠나 팰리스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누빌 전망이다.

피노는 팰리스에서 아스날로 떠난 에베레치 에제와 부상으로 쓰러진 에디 은케티아의 빈자리를 메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에제는 당초 토트넘 홋스퍼행에 근접했지만, 아스날의 막판 하이재킹으로 마음을 바꿨다. 은케티아는 부상으로 3개월 정도 결장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BBC는 "팰리스는 지난주 잉글랜드 공격수 에제가 6000만 파운드(약 1127억 원)에 아스날로 이적한 뒤 피노 영입에 착수했다.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은 지난 주말 노팅엄전에서 1-1로 비긴 뒤 이적시장 마감일 전에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매우 확신한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팰리스는 에제의 대체자를 데려오기 위해 여러 선택지를 고려했다. 2002년생 윙어 흐리스토스 졸리스(클럽 브뤼헤)와 2004년생 빌랄 엘 카누스(레스터 시티)를 포착했고, 두 클럽과 접촉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엘 카누스 영입은 사실상 무산된 상태.
팰리스는 빠르게 피노로 눈을 돌려 영입을 마무리하기 직전이다. 스카이 스포츠는 "피노는 양쪽 측면 모두 뛸 수 있다. 그는 글라스너 감독의 팰리스 시스템에서 10번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라며 피노의 다재다능함을 강조했다.

이로써 황희찬의 팰리스행 가능성은 더욱더 적어졌다. 앞서 그는 팰리스 임대 가능성이 떠올랐다. 과거 울버햄튼에서 황희찬을 영입했던 맷 홉스 디렉터가 다시 한번 황희찬 임대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희찬으로서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다. 그는 지난 시즌 최악의 한 해를 보내면서 울버햄튼에서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기 때문. 황희찬은 지난해 울버햄튼과 2028년까지 장기 재계약을 맺었지만, 시즌 중도 부임한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으로부터 전력 외 통보를 받았다. 2024-2025시즌 반복된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프리미어리그 2골에 그친 탓이다.
페레이라 감독은 이미 공개적으로 황희찬에게 기회를 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심지어는 대놓고 이적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황희찬은 방출 대상에 올랐고, 잉글랜드 챔피언십 버밍엄 시티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으나 1부 잔류를 원하기에 거절했다. 그런 만큼 프리미어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팰리스라면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었다.
다만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임대로 내보내길 꺼렸고, 팰리스는 그 사이 피노 영입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황희찬이 스트라이커와 왼쪽 측면에서 뛸 수 있는 은케티아의 대체자로 거론되고 있긴 하지만, 피노가 오면서 그의 활용 가치도 떨어지게 됐다.


한편 황희찬은 27일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25-2026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EFL컵) 2라운드(32강)에서도 터닝 포인트를 만들지 못했다. 그는 선발 출전해 약 81분간 피치를 누볐지만, 아쉬움만 남겼다.
약 6개월 만에 선발 출격한 황희찬은 이날 주장 완장까지 차고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는 전반 43분 장리크네르 벨가르드가 얻어낸 페널티 킥의 키커로 나서 시즌 첫 골을 노리기도 했다. 하지만 황희찬이 날린 슈팅은 왼쪽 골대를 강타하고 말았다. 그나마 튀어나온 공을 동료가 밀어넣으며 마무리한 게 다행이었지만, 황희찬으로선 뼈아픈 실수.
이후 황희찬은 후반전에도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기회를 엿봤지만, 이렇다 할 장면 없이 사샤 칼라이지치와 교체됐다. 황희찬이 빠진 뒤에는 교체 투입된 요르겐 스트란 라르센이 후반 37분과 39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을 극적인 3-2 승리로 이끌었다.
현지 평가는 냉정했다. 울버햄튼 지역지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에게는 주장 완장을 찬 특별한 기회였지만, 볼을 지켜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페널티 킥마저 골대에 막혔다. 잊고 싶은 밤일 것"이라며 혹평했다. 이어 평점에서도 선발 선수 중 최저인 4점을 매겼다. 주전 경쟁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 황희찬이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울버햄튼, 파브리시오 로마노, 세팍볼라 닷컴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