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언한 나카타 쇼를 향한 일본 미디어의 뒷담화
[OSEN=백종인 객원기자] 한때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였다. 동시에 거칠고, 브레이크 없는 사생활로도 유명하다. 골칫덩이, 이단아, 문제아로 불렸다. 니폰햄 화이터즈에서 14년을 뛰었다. 이후 요미우리, 주니치를 거쳤다. 1루수 나카타 쇼(36)의 얘기다.
며칠 전에 은퇴를 선언했다. 뜨거운 성격다운 화끈한 결정이었다.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더 이상 팀에 부담을 주기 싫다. 마지막에 받아준 팀인데, 주니치에 폐만 끼치게 돼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하지만 결단을 내렸다.”
합계 18시즌의 경력이 끝났다. 홈런 309개와 타점 1087개는 이제 멈췄다.
하지만 그냥 보내줄 리 없다. ‘화려한 이력’에 대한 뒷담화가 끊이지 않는다. 일본 매체 분슌 온라인이 최근 알려지지 않은 일화 몇 가지를 전했다.
18세 루키의 도 넘은 장난
실력은 이미 고교(오사카 토인고) 때부터 유명했다. 1학년 때 벌써 5번 타자에 주전 1루수를 맡았다. 투수로도 굉장했다. 150㎞를 가볍게 넘겼다. 고시엔 3년간 87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프로행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드래프트 때 4팀이 치열하게 경합했다. 결국 니폰햄이 행운을 차지했다.
입단 후 첫 스프링캠프가 열렸다. 매스컴의 관심은 온통 그에게 쏠렸다. 방송사나 스포츠 전문지는 아예 ‘나카타 전담 팀’을 운영하기도 했다. 많을 때는 20명 가까운 기자가 졸졸 따라다닌다.
아마 그게 짜증 났던 것 같다. 어느 날이다. 18살짜리 루키가 상상을 초월한 만행을 벌인다. 숙소 창문을 열더니, 밖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을 향해 서바이벌용 총을 겨누더니, 비비탄을 난사했다.

갑자기 사라진 이유
입단 초부터 군기 따위는 없었다. 늦잠, 지각, 땡땡이는 흔한 일이다.
하루는 갑자기 사라진다. 캠프 휴식일이었다. ‘어디서 신나게 놀고 있겠지.’ 그러다가 저녁 늦게 나타났다. 뭔가 달라졌다. 얼굴부터 온몸이 새카맣게 변했다.
“선탠 살롱에 다녀왔다. 멋지지 않나. 강해 보이지 않나.” 구단 관계자들이 아연 실색한다.
호텔은 전담 청소 직원을 둬야 할 지경
구단은 대개 원정 숙소를 정해 놓고 쓴다. 니폰햄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들이 다닌 호텔은 말 못 할 고민에 끙끙 앓는다. 바로 나카타 때문이다.
그가 쓴 객실은 그야말로 초토화 상태다. 쓰레기장이나 마찬가지다. 빈 술병, 깡통이 사방에 널려 있다. 먹다가 남긴 음식 찌꺼기로 냄새가 진동한다. 침구류, 화장실 상태는 말도 못 한다.
결국 호텔은 그가 올 때마다 전담 청소 요원을 따로 배치해야 했다.
하룻밤 술값 1000만 원
후배들에게는 최고의 선배다. 삿포로(니폰햄의 본거지) 최고의 유흥가 스스키노에서는 황제나 마찬가지다. 걸핏하면 동생들 데리고 가서, 부어라 마셔라. 하룻밤에 100만 엔(약 940만 원)도 우습다.

오타니의 외출 제한
키 큰 후배가 팀에 들어왔다. 오타니 쇼헤이다. 둘은 5년 차이다.
이도류는 입단 초기에 외출이 제한됐다. 구리야마 히데키 당시 감독이 내린 특별 지시다. “저녁에 밖에 나갈 일이 있으면, ‘누구와 어디를 가는지’ 담당 코치에게 보고하도록 하라”는 엄명이었다.
이는 바로 나카타가 데리고 다니지 못하게 하려는 깊은 뜻이었다.
“수염 깎는다고 신사 되냐?”
4년 전이다. 원치 않게 팀을 옮겼다. 니폰햄이 무상 트레이드로 내보낸 것이다. 후배 폭행에 대한 징계 조치였다.
행선지는 요미우리였다. 가장 보수적이고, 엄격한 구단이다. 염색과 수염을 금지하는 오랜 전통을 가졌다. 그에게는 두 가지가 모두 해당된다. 금발을 즐기고, 면도는 싫어한다.
“아니, 무슨 규정이 그래? 수염만 깎으면 신사가 되는 건가?”라며 구단 관계자들에게 불만을 터트렸다는 후문이다.
통 크고 화끈한 의리남
물론 장점도 있다. 통 큰 의리남이다.
“와, 형님, 그거 멋지네요.” 그 말 한마디에 차고 있던 손목시계를 선뜻 벗어줬다는 후문도 있다. 시가 수백 만 엔(수천 만 원) 짜리 명품이었다고 한다.
한 번은 가까운 후배가 유니폼을 벗었다. 구단에서 잘린 것이다. 당장 생계가 막막하다. 그러자 멋진 형이 한마디 한다.
“내일부터 우리 집으로 출근해.” 운전기사 겸 훈련 파트너로 일자리를 마련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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