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키움 히어로즈를 이틀 연속 격파하며 7위로 올라섰다. 삼성은 지난 2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12-8로 승리하며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이날 삼성의 승리 주역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해결사였다. 팀 홈런 단독 선두를 달리는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내야수)도, 지난해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세운 구자욱(외야수)도 아니었다. 내야수 안주형과 포수 이병헌이 극적인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경기 흐름을 단숨에 바꿔놓았다.
2회 교체 투입된 안주형은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1-5로 뒤진 4회 무사 1루에서 좌월 투런 아치를 그리며 반격의 신호탄을 쐈다. 이는 지난 2023년 10월 4일 대구 한화전 이후 무려 689일 만에 터진 홈런이었다. 덕아웃은 물론 관중석까지 뜨거운 환호로 들썩였다.

분위기를 이어간 건 포수 이병헌이었다. 4-5로 뒤진 5회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박윤성의 직구(142km)를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고,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큼지막한 타구였다.
지난해 5월 29일 대구 키움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한 뒤 451일 만에 다시 터뜨린 아치였고, 동시에 자신의 프로 첫 그랜드슬램이었다. 덕아웃에 있던 동료들은 환호하며 이병헌을 맞이했고, 관중석은 순식간에 뜨거운 열기로 뒤덮였다.
키움이 6회 송성문과 루벤 카디네스의 적시타로 8-8 균형을 맞췄지만, 삼성은 곧바로 리드를 되찾았다. 6회말 무사 1,3루에서 양우현, 류지혁, 이병헌이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며 11-8로 달아났다. 8회에는 이재현이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쐐기를 박았다.
안주형은 홈런 포함 2타점 2득점을 올렸고, 이병헌은 데뷔 첫 만루홈런을 앞세워 3안타 5타점을 쓸어 담았다. 예상치 못한 깜짝 해결사들의 활약에 삼성은 순위표 한 계단을 끌어올리며 7위로 도약, 가을야구 희망 불씨를 지폈다.

삼성은 올 시즌 팀 홈런 1위에 걸맞게 누구든 해결사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주전급이 아닌 백업 자원들이 승부처에서 힘을 내면서 선수단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편 삼성은 24일 경기 선발 투수로 아리엘 후라도를 내세운다. 올 시즌 24경기에 나서 11승 8패 평균자책점 2.56을 거뒀다. 후라도가 이날 승수를 추가한다면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키움과의 상대 전적에서 우세를 보였다. 3경기 2승 무패 2.81의 평균자책점으로 잘 던졌다.
키움은 2년 차 우완 김연주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올 시즌 성적은 18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5.9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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