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SEN=광주, 이선호 기자] "5승 정도 할 줄 알았다".
LG 트윈스 좌완 송승기(24)가 데뷔 첫 10승을 달성했다.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승리를 따냈다. 투구내용은 5이닝 97구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 팀은 14-2로 크게 이겼다. 자신의 첫 두 자릿 수 승리에 성공했다.
1회말 선두타자 박찬호에게 좌전안타를 맞고도 실점없이 버텼다. 1-0으로 앞선 3회말이 최대 위기였다. 1사 만루에서 최근 잘맞는 나성범에게 우전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위기가 이어졌고 29홈런 주인공 패트릭 위즈덤을 상대했다. 영건 답지 않는 노련한 투구로 커브를 구사해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했다. 마지막 위기였다.
아무래도 최근 타격이 살아난 KIA 타자들을 상대하다보니 투구수가 많았다. 그래도 걱정이 없었다. 4회 6득점, 5회 5득점의 무지비한 타선의 지원을 받았다. 5회를 마치고 내려갔지만 문제없이 14-2 승리를 만들어주었다. 삼세판 도전만에 대망의 10승 고지에 올라선 것이다.

2021년 2차 9라운드 87번째로 낙점을 받았다. 2022시즌 7경기에 등판해 이름을 알렸다. 2023시즌은 1경기 등판에 그쳤고 상무에 입대해 병역의무를 수행했다. 꾸준한 노력으로 구속과 구위가 좋아지면서 올해 선발투수로 발탁을 받았다. 신인시절에 비해 구속도 10km 이상 올랐고 변화구 커맨드도 날카로와졌다. 개막부터 호투를 거듭하더니 이날까지 23경기에서 118⅓이닝을 소화하고 10승 풀타임 선발자원으로 우뚝 섰다.
예년같으면 유력한 신인왕 후보이다. 앞으로 2~3승을 더할 수도 있다. 그러나 OPS 1위를 달리는 KT 젊은거포 안현민과의 경쟁이라 쉽지는 않다. 그래서인지 "신인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안현민 선수가 너무 잘하고 있다. 나도 응원하는 중이다. 일단 아프지 않고 시즌 끝까지 해야 한다. 신인왕보다는 일단 팀이 이기는 데 일단 초점을 두고 있다"며 마음을 내려놓았다.
이어 "10승은 절대 못하고 많이 해봤자 5승이라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계속 배터리를 함께 돌아준 (포수) 주헌이가 너무 고맙다. 매일 이야기를 주신 김경삼 코치님도 너무 감사하다. 10승 할 수 있도록 야수들까지 모든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너무 고맙다"며 웃었다.

롤모델은 한화 류현진이다. "선배님을 가장 눈여겨보고 있다. 경기 운영과 볼배합 쪽을 많이 봤다. 선배님도 커브를 많이 쓰시다 보니까 나도 일단 커브를 많이 던져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도 있었다. 일단 전체적으로 다 보고 따라 배우려고 하는 것 같다"며 비결을 설명했다.
개막 초반 든든하게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기둥노릇을 했다. 초짜 같지 않은 든든한 배짱으로 마운드를 지켜냈다. 10년차 베테랑 같았다. "전반기에 팀이 좀 힘들 때 제가 좀 많이 끊어준 거 일단 많이 생각이 난다. 경기 한 타자 한 타자 하다 보니까 이렇게 벌써 왔다. 체력이 좀 떨어진 점도 있지만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오히려 위기상황에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LG는 이런 추세라면 정규리그 우승이 유력하다. 히트상품 송승기의 기여도는 상당하다. 데뷔 처음으로 꿈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선발투수는 4명 정도 가동하기 때문에 선발등판 여부는 알수 없다. 송승기는 "한국시리즈 이야기하면 기사나간다. 일단 무조건 1등은 할 것이다. 일단 정규시즌만 생각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김칫국부터 마시지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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