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의 우완투수 문용익(30)이 퓨처스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보상선수 성공신화를 쓸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용익은 지난 22일 익산구장에서 펼쳐진 2025 메디힐 퓨처스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102구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친정을 만나 1회초 선두타자 심재훈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홍현빈을 초구에 번트 뜬공, 김재혁을 8구 끝 포수 파울플라이, 함수호를 3구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2-0으로 앞선 2회초에는 공민규-전병우-윤정빈을 만나 공 13개를 이용해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고, 12-0으로 크게 앞선 3회초 선두타자 김재성을 좌전안타, 심재훈을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시킨 가운데 홍현빈을 1루수 땅볼, 김재혁을 중견수 뜬공으로 막는 위기관리능력을 뽐냈다.
문용익은 14-0으로 크게 리드한 4회초 1사 후 공민규, 전병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번에는 윤정빈을 좌익수 뜬공, 김재성을 2루수 땅볼 처리, 실점하지 않았다.
문용익은 여전히 14-0으로 앞선 5회초 선두타자 박장민을 헛스윙 삼진, 심재훈을 유격수 땅볼, 홍현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손쉽게 승리 요건을 갖췄다. 이어 6회초 13구 삼자범퇴로 퀄리티스타트 고지에 올라섰다.
문용익은 14-0으로 앞선 7회초 좌완 전용주에게 바통을 넘기고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102개(스트라이크 70개). 퓨처스리그 시즌 평균자책점을 3.20에서 2.78로 대폭 낮췄고, KT가 14-2로 승리하면서 시즌 4승(2패)째를 수확했다.

문용익은 청원고를 나와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 2차 6라운드 59순위 지명된 9년차 우완투수다. 긴 무명생활을 거쳐 2021년 1군 데뷔의 꿈을 이뤘고, 3시즌 통산 75경기 4승 2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84를 남긴 뒤 2024시즌에 앞서 4년 58억 원 조건에 삼성으로 FA 이적한 김재윤의 보상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문용익은 기대와 달리 이적 첫해 12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2.18(17이닝 23자책)로 크게 고전했다. 제구력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내며 17이닝 동안 24개의 사사구를 헌납했다.
문용익은 올해도 1군(59일)보다 2군(95일)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즌 기록은 13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30으로, 6월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⅔이닝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을 끝으로 1군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다.

불펜 전문 요원인 문용익은 지난달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있다. 7월 20일 KIA 타이거즈전 3이닝 무실점, 25일 상무전 3⅔이닝 2실점으로 어깨를 예열한 그는 8월 8일 NC 다이노스전 6이닝 2실점, 22일 삼성전 6이닝 무실점으로 연달아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8월 2경기 평균자책점이 1.50에 달한다.
문용익은 2021년 데뷔 후 1군에서 정확히 100경기를 소화했는데 선발 등판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 4월 12일 친정 삼성 상대로 선발 데뷔전이 성사될 뻔 했지만, 야속한 비에 경기가 우천 취소됐다. 비록 2군이지만, 문용익의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가 놀랍고 반가운 이유다.
불펜에서만 100경기 104⅓이닝을 소화한 문용익의 선발 전환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나이 서른에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선 문용익이 '투수 조련사'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선발 왕국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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