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즈 아내 또 고통 호소, 삼성·KBO는 이번엔 제대로 나서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의 아내 실레니아 칼리키오가 또다시 협박 피해를 호소했다. 야구장 안팎에서 벌어지는 사이버 불링이 선수 가족에게까지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을 더한다.
디아즈는 앞서 아내와 반려견을 향한 신체적 위해 협박을 받았고,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실레니아를 향한 협박 메시지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그는 지난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금도 누가 좋은 의도로 다가오는지, 나쁜 의도로 다가오는지 몰라서 무섭다”며 심경을 고백했다. 이어 “저희 어머니와 반려견에게도 존중을 부탁드린다. 그저 존중만 바란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상황이 반복되자, 구단의 보다 강력한 대응, 나아가 KBO 차원의 제도 정비 요구까지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관계자들은 삼성그룹 법무라인의 직접 개입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언급한다. 삼성은 과거에도 임직원 및 가족에 대한 위협에 대해 그룹 차원의 강경 대응에 나선 전례가 있다고 한다.
“이건 선수 개인이나 구단 혼자 감당할 일이 아니다”. 한 야구 관계자의 말이다. “이번 일은 KBO와 리그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다. 언제까지 악성 팬의 만행을 방치할 것인가. 구단과 KBO는 이번을 계기로 반드시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사실 지금의 상황은 야구의 승패와 성적 그 이상을 넘어섰다. 선수가 언제나 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관대하면서, 타인에게는 그보다 훨씬 엄격한 이중 잣대를 들이대며 협박을 일삼는 이들을 더는 ‘팬’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들은 ‘야구가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열등감을 온라인 공간에서 해소하는, 사회 부적응자 아니 찐따에 불과하다.
도 넘은 언행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고, 사람 하나 망가뜨리는 데 죄의식조차 없다. 연예인들이 악플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자들에게는 절대 좋게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강경 대응하고,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제대로 혼쭐을 내야 한다. 그래야 디아즈와 그의 가족이 안심하고 야구에 집중할 수 있다. 다수의 선량한 팬들을 위해서라도, 이런 미개하고 비열한 작자들은 반드시 퇴출되어야 한다.

디아즈는 올 시즌 삼성 타선의 중심으로 활약 중이다. 가족과 함께 대구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한국에 남겠다는 결정을 쉽게 할 수 없게 된다. 나아가 그는 자국에 돌아가 한국 진출을 꿈꾸는 동료 선수들에게 “한국은 가족까지 협박받는 나라”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는 단순히 구단뿐만 아니라 리그, 더 나아가 국가 이미지의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
KBO는 지금이라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디아즈 사례를 단순한 ‘외국인 선수의 개인적 피해’로 여기지 말고, 리그 전체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삼성 구단도 그룹과의 협조 하에, 단호하게 법적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
팬은 선수를 응원하는 존재지, 협박하는 존재가 아니다. 협박은 명백한 범죄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비겁하게 뒤에서 협박 메시지를 보내다 ‘인생은 실전’이라는 걸 뼈저리게 깨닫게 해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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