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기 강 감독, '케데헌' 7년 공들인 이유.."'진짜' 한국을 보여주고싶었다"[Oh!쎈 현장](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5.08.22 15: 47

매기 강 감독이 글로벌 흥행 중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감없이 밝혔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매기 강(강민지) 감독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슈퍼스타인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첫 공개된 후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2억 1050만 회의 시청수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영화 스트리밍 순위 역대 2위에 등극하는가 하면, OST 역시 글로벌 차트 상위권을 석권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 간담회를 갖게 된 매기 강 감독은 "믿어지지 않는다. 실감 안 난다. 팬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영화가 나왔을때부터 10일동안은 저랑 남편도 그렇고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을 끝없이 봤다. 하루종일 보고 메시지도 받고. 저는 영원히 ‘엑스’가 아닌 트위터라고 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트위터를 보면서 자야되는데 새벽 2, 3시까지도 핸드폰을 못 놓겠더라. 그러다 보니 타임 체인지가 돼서 트위터가 조금씩 한국말로 변하더라. 한국 분들이 포스트를 하는 걸 보면서 '이게 진짜 글로벌한 영화구나'라는 걸 느꼈다"라고 인기를 체감한 부분을 밝혔다.
한국에서 태어나 5살때 캐나다로 이민을 갔던 매기 강 감독은  첫 연출작으로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만든 이유를 묻자 "제가 어릴때 2, 3학년때 선생님이 ‘너네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하더라 ‘사우스 코리아’라고 했다. 그 분이 지도를 보고 한국을 못 찾더라. 제가 중국하고 일본 사이에 있다. 근데 그래도 못 찾더라. 제가 딱 짚었는데 색깔이 다르더라. 우리 나라는 발달이 덜 된 곳이라고 나와서 쇼크를 먹었다. 제 생각에는 그때부터 우리나라를 이렇게 보는구나 느꼈고, 우리 나라를 살려주고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런만큼 작품 내에는 디테일한 한국 문화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매기 강 감독은 "한국 콘텐츠를 해외에서 만든걸 보면 틀린게 많지 않나. '뮬란'도 판타지고, 중국 스토리인데 기모노 스타일을 입고있다. 그런게 우리는 좀 아시안으로서 기분이 나쁘지 않나. 진짜 한국 영화를 만드는데 한국 문화나 디테일을 정확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런건 제가 혼자한게 아니라 우리 팀 멤버들이 한국분들이 엄청 많았다. 다 팀워크로 하나하나 틀린게 있으면 ‘사인이 이해 안돼요’ 하면 고치고 팀 프로젝트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한국적인 요소를 전세계에서 사랑해줄거라고 예상했는지 묻자 "영화는 스토리하고 캐릭터가 제일 중요하다. 그래서 유니버설한 팀 스토리 만들면 누구나 다 이해할수있다고 생각했고 우리 문화의 여러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싶었다. 이해 못해도 언젠가는 이해 해줄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케이팝과 퇴마를 결합시킨 계기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우리 문화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저승사자 이런 이미지가 미국에서는 색다르다고 생각했다. 도깨비 이런게 우리 문화의 특별한 이미지라 그걸 생각하다가 자연스럽게 데몬 헌터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케이팝은 마지막에 들어갔다. 제가 7, 8년전에도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케이팝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근데 아무데도 못 풀어서 나도 해볼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데몬 헌터 아이디어랑 케이팝을 뭉치니 콘셉트가 재밌게 나왔다"고 밝혔다.
작품 내에서는 케이팝의 전신이 무당으로 등장한다. 매기 강 감독은 굿의 종합에술적인 면모를 담기 위해 이를 의도한 것인지 묻자 "물론이다. 굿이라는건 첫 콘서트라 생각이 됐다. 우리의 문화에 있는 무당 컬쳐를 보여주고 싶었다. 완벽하게 우리 헌트릭스랑 연결된것 같다. 음악과 춤 통해서 악귀들을 물리치는 아이디어가 우리 문화에 있는데 커넥션을 안 만들수 없더라. 그 콘셉트를 통해서 헌터들이 복장도 음악도 어떻게 변화했느냐 라는 걸 오프닝 신이 짧지만 우리 히스토리를 보여줄수 있다는게 자랑스럽더라"라며 "대부분의 무당이 여성이란 점이 흥미로웠다. 굿할때 남성 의복을 입는 게 힘이 있더라. 옛날부터 전통적으로 그랬다는 점에서 진보적이고 페미니즘의 상징이라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여성 서사가) 제가 다루고 싶던 한국의 무당 이런 것에 대해 연결짓는게 적합하다 생각했다"라고 작품 속 여성서사의 배경과도 연결지었다.
헌트릭스 멤버들의 꾸밈없이 당당한 여성상도 특징적이다. 매기 강 감독은 "제가 이런 여자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던 게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것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애니메이션은 여성 캐릭터를 못 생기게 안 보이려 하는게 많다. 너무 웃기면 안되고 바보같으면 안된다는 걸 다른 영화를 만들면서 제가 겪었다. 제 작품을 만들 때는 진짜 웃긴 얼굴도 만들고 음식도 이상하게 먹고 그런 여자를 보고 싶었다. 나 같은 여자를 보고싶었다. 그래서 그런걸 숨기지 않고 진짜 코믹한 여자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메인 주제가이기도 한 'Golden(골든)'의 상징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매기 강 감독은 "'골든'은 작업하기 가징 어려웠던 곡이다. 이야기를 개발하고 늦은 시점에서 이 곡이 얼마나 영화에서 중요성을 가지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노래가 달성 해야했던 목적이 여러가지인데 첫번째로 주인공 루미의 소망, 열망을 담은 대표곡이 돼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모든 캐릭터의 전사를 전달하는 게 중요했다. 루미가 어떤 출신이고 어떤걸 숨기고 유명 아이돌의 딸이란 사실 알려주고 미라는 가족에서 문제아 취급 당했던 전사를 보여주고 다른 캐릭터도 정체성이 완전하고 편안하지 않은 전사를 가지고 있단걸 보여주면서 백 스토리를 전달해야 사람들이 곡을 들었을 때 이들의 성장 서사가 정확히 전달될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음악적으로 부르기 어려운 노래여야 했다. 영화가 다룬 주제가 음악의 힘이다. 우리가 굉장히 높은 고음을 해내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면 가슴 뛰고 설레지 않나. 그런 고음이 더 높을수록, 부르기 힘들수록 감정이 격해지고 감동을 느낀다고 생각했다. '골든'의 최종버전까지 7, 8버전을 거쳤다. 벤쿠버에서 공항가는 과정에 최종 데모를 들었는데 순간 눈물이 났다. 최종본 들었을때 반드시 '이거다' 라고 느낄거라 생각했는데, 그 순간 ‘아 이거다’라고 느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국인이자 캐나다인으로 자랐던 매기 강 감독은 밖에서 바라본 한국 문화의 본질에 대해 묻자 "많은 교포들이 정체성 혼란을 겪기 쉽다. 저는 운좋게 그런걸 많이 힘들어하며 자라진 않았고, 항상 한국인에 대한 정체성을 품고 있었다. 지금도 늘 저를 한국인이라 소개하고 속으로도 깊이 한국인이라 느껴서 때로 캐나다라는 사실 까먹을 정도다. 그건 아마 제가 한국어라는 언어를 간직해서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언어를 유지해 온 덕에 한국 문화에 가까이 있을수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자란 문화와 문화 사이에 존재하는 누구든 힘들어할수 있다. 다문화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날 우리 문화의 글로벌함을 얘기할 때, 우리 문화를 통해 이걸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화하고 싶다면 글로벌한 크리에이터들의 힘을 빌릴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처럼 한국 문화를 깊이 이해하면서도 다른 문화권에 대한 이해를 가진 사람들이 그 예시가 될거다. 그런 관점에서 진정한 한국인, 한국의 것이 그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게 조금씩 변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 문화 속의 사람들이 저포함 많이 있어서 그런 크리에이터에게 귀기울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 루미가 헌터이자 데몬이라는 이중적인 설정 역시 자신의 성장 배경과 연관이 있는지 묻자 매기 강 감독은 "의도된건 아니다"라면서도 "많은 경우 자신의 민족적, 인종 관련 전체성으로 연결지어 공감하는걸 볼수있는데, 아름다운 현상이다. 문화적인 것 뿐아니라 저희 딸처럼 한국인과 백인 부모를 둔 아이들도 공감하고, 위로가 된다면 그게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그게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함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이 생각하는 K콘텐츠의 미래에 대해 그는 "제가 생각했을 때 자신감이 중요하다. 우리 문화, 한국이 가진 관점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져야한다. 남들 시선을 의식하고 관객들이 원하는거, 의견에 맞추려는 순간 진정성이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건 관객이 바로 알아챈다. 티가 난다. 그들이 원하는걸 주려한단걸 알아차릴수 있고, 관객이 진짜 원하는건 그게 아니다. 진짜 나를 원한다. 그래서 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진짜를 보여주려 노력했다. 문화, 한국적 감성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보여주려 했다. 그런걸 할때 굉장히 두려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있는 그대로 드러냈을 때 잘못될수 있으니까. 그런데 다르게 생각하면 굉장히 잘 될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잘 됐다고 생각한다. 제작 과정, 크리에이터의 손길에서 모든게 진정성있고 진짜였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한국 문화가 더 글로벌하게 뻗어나가고 더 사랑받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 자신감있게 그걸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매기 강 감독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지금처럼 글로벌에서 사랑받은 이유를 묻자 "결국 매력은 이야기다. 모든 캐릭터에 진심으로 공감이 가능하다는 게 영화가 가지는 아름다움이라 생각한다. 영화는 장벽을 허무는데 있어서 최상의 예술 형태다. 어딜 가든 모든 사람은 결국 똑같다. 원하는게 동일하다. 사랑받고, 인정받고, 안정을 원한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느껴본 공감할수있는 이야기다. 각자 자기 안에 숨기고싶은거, 수치심을 느끼는 부분 있다. 모두가 공감할수 있다. 저는 어린아이도 그런 부분을 공감할수있단걸 알았다. 초기 스크리밍 때 6살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루미의 두려움을 알고 있다더라. 친구들이 받아들이지 않을까봐 두려워서 숨기고싶은 부분이 있다고 하는 걸 보면서 그런 공감의 지점 때문에 연령, 성별, 인종을 넘어 다양한 사람에게 사랑받는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정확히 7년 걸렸다"는 그는 가장 오래 시간을 들인 부분이 스토리라고 밝혔다. 매기 강 감독은 "영화를 볼때 비주얼이 뛰어나도 스토리나 캐릭터 스토리가 부족하면 사람들이 안보게 된다. 커넥션이 없기 때문"이라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후속작에 대해 "아직 오피셜한 이야기는 없다. 제가 보기에는 백 스토리들을 100% 팬분들에게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런 스토리가 많다. 아이디어는 있다"며 "저는 한국의 뮤직스타일을 더 여러가지로 보여주고 싶다. 트로트나 이런것도. 요즘 트로트가 난리지 않나. 그런것도 좀 보여주고 싶고 다른 장르의 케이팝. 한국 뮤직을 보여주고 싶다. 헤비메탈 이런것도 넣고 싶다"라고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작중 진우의 행보에 관해서는 "죽었다고 생각할 수 도 있는데 모르는 거다. 그리고 한국 콘텐츠는 좀 비극을 좋아하지 않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매기 강 감독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미국 아카데미상 등 유수의 영화관 후보에 오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묻자 "누구도 그런 이유로 창작활동에 참여하진 않을 거다. 물론 그런 분도 있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그런 인정을 받을수 있다면 정말 큰 의미일것 같고 대단한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 상상도 못했다. 우리 영화를 너무 사랑해주셔서 저도 감사하고 팀들도 많이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라고 거듭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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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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