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2025년 야심차게 선보이는 특별기획 3부작 다큐멘터리 ‘월드 1945(기획 손종호, 책임프로듀서 이기연, 프로듀서 김종석, 연출 정범수 박남용 김도원 김상범)’가 마지막 회만을 남겨뒀다. ‘월드 1945’는 24일(일) 오후 9시 30분 KBS 1TV에서 3부 ‘왕관의 무게, 달러’를 선보이며 여정을 마무리한다.
앞서 1부 ‘욕망의 검은 피, 석유’와 2부 ‘죽음의 여정, 핵’이 ‘믿고 보는 배우’ 김서형의 내레이션과 함께 방송돼, 현 세계의 ‘절대반지’에 해당하는 ‘석유’와 ‘핵’이 지구촌의 패권을 좌우하게 된 과정과 역사 속 뒷얘기를 들려줬다. 이번 3부에서는 바로 이 시점에도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며 전세계 국제 거래의 중심인 ‘기축통화’, 미국의 ‘달러’를 조명한다.
3부 연출을 맡은 김도원 KBS PD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3부의 주인공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모습을 당시 사진을 바탕으로 영상화했다. 이는 상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던 당시의 실제 상황을 눈앞에 생생히 그려내는 새로운 경험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김도원 PD로부터 ‘월드 1945’ 3부의 남다른 의미와, 눈여겨봐야 할 관전 포인트를 직접 들었다.

Q. ‘월드 1945’ 3부의 가장 큰 기획 의도는 어떤 것인가요?
A. '달러의 미래'를 엿보는 것입니다. 달러는 80년 전에 세계 최강이 됐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세계 최강이었죠. 하지만 과연 미래에도 세계 최강일 수 있을까요? 제작진은 이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방송을 만들어왔습니다.
Q. ‘월드 1945’ 3부가 1, 2부와 차별화되는 점을 꼽으신다면?
A. 1부와 2부는 제2차 세계대전에 집중했다면, 3부는 전쟁이 끝난 후의 세계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전쟁이 끝난 세계는 돈을 먹고 다시 자라납니다. 대통령과 과학자, 군인들이 싸우고 지나간 자리에선 일반인들이 다시 살아가야 하죠. 잔해를 치우는 데에는 돈이 들고, 건물을 다시 짓고 일상을 회복하는데도 돈이 듭니다. 전쟁이 끝나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유럽에 이 돈을 누가 공급하는지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였기에, 미국과 영국은 전후의 경제 패권을 두고 나라의 명운을 걸었습니다. 전쟁사 못지않게 흥미로운 이 두뇌싸움을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알기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고 만들었습니다.

Q. ‘월드 1945’ 3부에서 ‘생성형 AI’가 쓰인 장면과 제작 과정을 알려주세요.
A. ‘생성형 AI’가 쓰인 부분은 3부의 주인공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등장하는 장면들입니다. 케인스가 찍힌 사진은 많지만 영상은 정말 드물기 때문에, 상상에 의존해야 하는 장면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래서 챗 지피티(chatGPT)를 활용해 제작진이 확보한 케인스의 사진들을 학습시키고, 여러 번의 생성을 거듭하며 가장 실제와 비슷한 모습을 만들어내도록 유도했습니다. 이렇게 생성한 사진을 바탕으로 짧은 영상을 여러 번 생성하며 원하는 동작을 유도했고, 조금씩 구체적으로 요구 조건을 늘려가며 방송에 사용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만들어갔습니다.
Q. 상당히 흥미로운 장면들일 것 같은데요.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앞으로 AI가 어떤 역할을 추가로 할 수 있을 거라고 보시는지요?
A. 이번 방송에서 화질이 너무 나빠 방송에 쓸 수 없을 것 같은 사진을 복원하는 데 AI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한 스케치풍 일러스트를 그려내는데도 AI의 힘을 빌렸고요. 예전 같았으면 많은 시간과 돈을 들였어야 할 작업들이 AI의 힘을 빌리면 채 1시간도 걸리지 않아 끝나버립니다. 경제적이고 시간적인 면에서, 또 제작자의 의도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는 면에서 많은 장점들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활용해보지 못한 기능들도 많기에, 빠르게 변화하는 시청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AI가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향후 어떤 소재의 프로그램을 선보이실 계획이신지, 생각하시는 기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이번 3부작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말 힘들게 발굴했지만 분량 문제로 사용하지 못한 희귀 영상들이 많습니다. 특히 한국사와 세계사가 만나는 지점들을 조명한 영상들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이런 소재들을 잘 조립해서 세계와 우리나라가 만났던 순간들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해보고 싶습니다.

Q. ‘믿보배’ 김서형 배우가 ‘월드 1945’ 내레이션을 맡아 주셨는데요, 어떤 점에서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하시는지, 결과물을 들었을 때 제작진으로서의 소감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A. '역사 다큐멘터리'라고 분류하지만 사실 이번 3부작은 주인공이 있는 일종의 연대기입니다. 미국이 어떻게 힘을 얻었고, 세계는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영상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책이라고 생각하고 기획했기에 김서형 배우의 연기력을 믿었습니다. 더빙 디렉팅 과정에서도 이 점에 더욱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해주신 것 같아 뿌듯했고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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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