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겸 세계적인 부호 빌 게이츠가 '유퀴즈'에 출연한다. 제작진도 감격한 특급 섭외가 성사됐는데 어쩐 일인지 ‘유퀴즈’ 공식 SNS에는 터무니없는 악플이 가득하다.
18일 tvN '유퀴즈' 공식 계정에는 "AI 아님 홀로그램 아님 영상 메시지 아님"이라며 "진짜! 빌 게이츠가 유퀴즈에 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20일에도 제작진은 “살다 보니 이런 날도 다 오네요. 이분과 함께 하는 날이”라는 메시지로 크게 감격했다.
공개된 사진 속 빌 게이츠는 환하게 웃고 있다. 그의 양 옆에 자리한 유재석과 조세호 또한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빌 게이츠는 2022년 이후 3년 만에 방한을 확정했는데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유재석과 조세호까지 만나 폭넓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해당 게시물에는 악플이 홍수를 이룬다. “유재석 잘 웃네?", "가족들과 함께 백신 맞는 방송도 내보내면 유퀴즈랑 유재석씨 팬들도 자발적으로 많이 맞을테니 방송 부탁드려요”, “백신 팔러 옴?”, “유퀴즈랑 유재석 스탠스 바로 나오네”, “대한민국 국민이 호구임?” 등 난데없는 백신 언급과 유재석을 향한 비난이 의아함을 자아낸다.

이는 일부 극우 세력이 남긴 댓글로 보인다. 지난 2022년 4월, ‘유퀴즈’ 제작진은 ‘인생의 화두는 여느 날 같던 어느 날 갑자기 뒤바뀌곤 한다’며 대한민국 제 20대 대통령 윤석열 당선인을 소개했다. ‘무수히 반복된 보통날 속 예기치 못한 날의 기습’이라며 날벼락 자료화면을 넣기도.
오프닝 전 유재석은 유난히 경직된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평소와 다른 웅성거림과 어수선한 분위기가 녹화장을 가득 에워쌌기 때문. 그는 “분위기가 보통이 아니다. 굉장히 삼엄하다. 그동안 ‘유퀴즈’에서 단 한 번도 있지 않았던 분위기다. 저희도 갑자기 당황스럽긴 합니다”라며 멋쩍게 미소 지었다.
“이렇게 토크를 진행해도 되는지”라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지만 윤석열 당선인과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출연 계기부터 하루 일과, 당선 후 변화, 사법 시험 9수, 검사 생활 등에 대한 토크를 나눴고 야식을 먹는지, 민트 초코에 대한 호불호, 개표 방송 ‘넥스트 레벨’ 영상을 봤는지 등 가벼운 이야기도 곁들였다.
유재석은 그동안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으며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이런 까닭에 윤석열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을 팬들이 더 크게 우려했던 바다. “‘유퀴즈’에 정치인이 왜 나오죠? 언론장악인가?”, “유재석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걸로 아는데 왜 그러나요” 등 시청자 게시판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방송은 모두에게 상처로 남았다. 당시 윤석열 당선인의 분량이 20분이라는 걸 두고 지지자들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촬영 현장에서 출연자를 알았다고 하니 그는 선택의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크게 당황한 유재석을 감싸는 황교익 칼럼니스트의 글도 화제를 모았다.
그랬던 ‘유퀴즈’가 빌 게이츠의 출연으로 다시 한번 정치색에 휘말렸다. 당시 윤석열 당선인을 마주했을 때와 표정이 전혀 다르다는 유재석을 향한 원색적인 비판도 들린다. 난데없는 논란에 당황스러움만 커져 가고 있다.
한편 '세계 부자 1위'를 오래 지킨 빌 게이츠는 최근에도 10위 권 내에 오르고 있다. 2045년까지 개인재산의 99%와 '게이츠 재단'의 기부금을 합쳐 약 2000억 달러(약 280조 원)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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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