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댁' 한상진 "밥값 낼 때 ♥박정은 감독에 보고, 부부니까 당연"(인터뷰①)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5.08.22 07: 30

배우 데뷔 30주년을 앞두고 뜻밖의 예능 DNA가 폭발한 한상진. SBS 공채 탤런트 출신으로 그동안 '하얀거탑', '이산', '솔약국집 아들들', '뿌리깊은 나무', '마의', '육룡이 나르샤', '지옥에서 온 판사' 등 히트작에서 선 굵은 연기로 사랑 받았는데, 최근 예능에서 눈에 띄는 활약이 돋보인다. '핑계고', '아는 형님', '놀면 뭐하니',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첫 웹예능 '부산댁 한상진'까지 론칭하면서 어느 때보다 바쁘게 지내는 중이다.
요즘 스케줄이 부쩍 늘어났지만, 정작 서울에는 집이 없다. 2004년 여자 농구계 레전드 박정은 선수와 결혼한 그는 아내가 현역 은퇴 후 여자 프로팀 '부산 BNK 썸'의 감독이 되자,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부산으로 거처를 옮겼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출퇴근하고 있지만, 힘든 기색 하나 없었다. 남들 눈에는 '왜 사서 고생할까'로 보일 수 있지만,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일'이라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삶 전체에 가득했다.
한상진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일주일에 3~4일 정도 부산-서울을 오가고 있다. 오늘은 KTX를 타고 왔는데, 비행기를 타기도 한다"며 "힘들지 않냐고 하시는데, 기차나 비행기 안에서 책도 읽고, 신문도 보고, 여러 대본도 읽으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쓴다. 만약 집에만 있었다면 그 시간에 휴대폰만 봤을 것 같다.(웃음) 오히려 여유 시간을 더 생산적적으로 쓰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부산으로 이사한 뒤 약속 시간에 늦는 일이 없어졌다며, "솔직히 서울에 살 땐 늦은 적도 있다.(웃음) 근데 부산에 살면 늦을 수가 없다. 시간 약속을 지키는 습관이 더 좋아졌다"며 "오늘처럼 오후 3시 일정이 있으면, 부산 집에서 오전 9시에 나온다.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미니 '핑계고'를 계기로 예능 늦둥이로 활약 중인 한상진은 지난달부터 MBC 웹예능 전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부산댁 한상진'을 선보이고 있다. 콘텐츠 홍수 시대 속에서 첫 영상이 조회수 20만을 육박하며 호평을 얻었다. 특히 스태프 점심값을 계산하기 전 아내 박정은 감독에게 문자로 보고 하는 장면이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는 "가족 공동 카드니까 작은 돈이라도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소 밥값으로 햄버거 7~8천 원 쓰던 사람이 갑자기 16만 원을 결제하면 궁금해하지 않겠나. 사람은 사소한 것에 더 신경 써야 하다"며 "카드가 결제되면 아내한테도 알람이 전달되는데, 도난 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난 그게 너무나 당연했다"며 웃었다.
방송 때문에 설정한 것은 아니라며, "돈을 쓸 때 미리 허락을 받는 의미는 아니다. 나도 아내 못지않게 많이 번다.(웃음) 부부간에는 작은 거라도 서로 공유를 해주는 게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결혼 22년 차의 남편이 아내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온 자발적인 행동이자 밑바탕에는 존경심이 깔려 있었다.
한상진은 "아내는 현직 감독이라서 평소 집을 비울 때가 많다. 그런 이유로 내가 밥을 어떻게 먹는지 걱정하고 궁금해한다. 본인이 못 챙겨줘서 미안해하더라. 와이프가 나 혼자 먹는 걸 싫어한다. 부산까지 내려와서 궁상맞아 보일까 봐 걱정한다"며 "이사 초창기에는 집과 숙소가 30분 거리인데 일부러 저녁을 먹으러 집에 왔다. 본인 농구 준비도 바쁜데 그렇게 하는 모습을 보고, '나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라고 했다. 그만큼 아내가 날 더욱 배려해 준다. 그러니까 내가 안 해 줄 수가 없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난 아내한테 정말 고마운 게 많다. 내가 (배우로서) 무명일 때, 쭈구리일 때 뭘 볼 게 있다고 결혼했겠나.(웃음) 날 믿고 결혼해 줘서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사람"이라며 "문자 보고는 아내가 '이게 뭐지?' 궁금해하고 걱정하기 전에 먼저 말해주는 거다. 그런 경우 아내가 한 번도 '이거 사지 마'라고 한 적 없다. '더 맛있는 거 먹어' 그런다. 후배한테 삼겹살 사려고 하면 '소고기 사줘~' 그런다"며 고마운 점을 언급했다.
또한 아내를 존경하는 이유에 대해 "아내는 자기 분야의 1위였다. 예를 들면 예능계 유재석, 배우계 한석규 같은 사람"이라며 "이순재 선생님도 작년에 처음으로 '연기대상'을 받으셨다고 하더라. 나도 아마 죽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야 박정은 감독처럼 뭔가를 이루지 않을까 싶다"며 미소를 보였다.(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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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빌리언스 제공, '부산댁 한상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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