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이 오셨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좌완 불펜투수 홍민기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롯데는 20일 LG 트윈스와 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를 변경했다. 홍민기와 외야수 윤동희가 2군으로 내려가고, 투수 최준용과 내야수 나승엽이 1군에 콜업됐다.
홍민기는 전날 LG와 경기에서 7회 2사 후 등판해 좌타자 신민재를 상대했다. 1볼에서 2구째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그러자 벤치에서 곧바로 교체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엔트리 변경을 설명하며 홍민기에 대해서 “그분이 오셨다. 갑자기”라며 제구 난조를 언급했다.
김 감독은 “지금 심리적으로 갑자기 그러네, 좀 안정을 취해야 될 거 같다. 삼성전 첫 타자도 그러더니, 어제 불펜에서도 공이, 마운드 올라가서도 저쪽에다 집어던지고 하더라”고 말했다.
홍민기는 지난 17일 삼성전에서 7-3으로 앞선 8회 등판해 좌타자 박승규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고 곧장 교체됐다. 마무리 김원중이 동점 만루 홈런을 맞는 스노우볼이 됐다.
김 감독은 “항상 본인이 갖고 있던 거다. 민기는 그 정도 구속을 갖고 있는데 2군에서 계속 제구력이 왔다 갔다 하다가 좋아졌다. 1군에 와서 완전히 정말 잡았다 했는데, 아무것도 아닌 거에서 다시 안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4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홍민기는 지난해까지 1군에서 4경기 4이닝을 던졌다. 150km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이지만, 제구 난조로 1군에 올라오기 힘들었다.
올해 2군에서 제구가 안정돼 5월 중순 콜업됐다. 최고 155km 강속구를 던지며 25경기(32이닝)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불펜에서 추격조, 필승조 역할을 모두 할 정도였다.
김 감독은 “최준용이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는데, 민기 저렇게 된 것이 크다. 민기가 제대로 던져주면 준용이가 조금 늦게 와도 되는데, 민기가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홍민기의 1군 복귀 시점은 미지수다. 제구력이 안정돼야 한다. 김 감독은 “2군에서 계속 던져보고, 그런데 이렇게 되면 1군에 다시 올라왔을 때, 앞에 그 모습을 찾기가 쉽지는 않을 듯 하다. 2군에서 던지는 거 보고를 받아보고 9월 확대 엔트리 때 좀 편할 때 올릴까 생각중이다”고 말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1할4푼7리로 부진한 윤동희도 2군에서 재조정 시간을 갖는다. 김 감독은 “윤동희는 몸 상태도 그렇고, 전력이 안 되고 있으니까. 배트 스피드도, 뛰는 게 전혀 안 된다. 나승엽이 좀 괜찮아서 둘이 바꿨다”고 말했다. 윤동희는 최근 허벅지 잔부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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