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신인 투수 김영우가 필승조로 승격되고 첫 홀드를 깔끔하게 기록했다.
김영우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8회 등판했다. 3-0으로 앞선 상황. 첫 타자 유강남을 3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예리한 143km 슬라이더에 S존에 걸쳤다.
이어 박찬형은 풀카운트에서 슬라이더(147km)로 중견수 뜬공을 잡았다. 154~156km 직구 5개를 연속으로 던진 후 슬라이더 결정구였다. 2사 후 전민재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 삼자범퇴로 끝냈다. 1볼-2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로 타이밍을 뺏어 뜬공을 유도했다. 1이닝 13구 퍼펙트 투구로 홀드를 기록했다.
LG는 5-2로 승리했고, 2위 한화 이글스에 3경기 앞선 선두를 질주했다.
염경엽 감독은 “앞으로 김영우를 확실한 필승조로 기용하겠다”고 했다. 김영우는 이날 처음으로 8회 홀드 상황에서 등판했다. 7회 김진성이 막고, 8회 셋업맨 임무였다. 4월 중순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고, 이날이 2번째 홀드였다. 실질적으로 필승조로 올라선 후 첫 홀드.
경기 후 김영우는 “오늘 아까 시합 전에 한번 뵜다. ‘계속 이제 타이트한 상황에 쓸 거다. 이제 시합에 들어가서 점수 차 신경 쓰지 말고 지금까지 네가 야구 하던 대로 그냥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자신감 있게 지금처럼 계속 해라’ 이렇게 말씀하셔서 그냥 딱 그 말을 새겨듣고 던졌다. 몸 풀 때부터 점수 차 이런 거는 그냥 신경 쓰지 말고, 홀드 상황이고 그런 거를 별개로 나는 똑같이 야구하고 있는 거니까 그냥 그 부분에만 좀 많이 집중했다”고 말했다.
8회 마운드에 올라갈 때 기분은 어땠을까. 김영우는 “점수차 많이 날 때 8회에 많이 올라가 봐서 그냥 똑같은 8회다. 점수차 신경 안 썼으니까, 타자랑 승부하는 거고 동원 선배님 사인 믿고 따르는 거고 공격적으로만 던지자, 마인드만 좀 많이 신경 쓴 것 같다. 공격적으로 하자, 이기려고 들어가자, 피하지 말고 그냥 들어가자 이렇게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후반기 들어와서 투구 내용이 좋아졌다. 김영우는 “슬라이더가 좀 키인 것 같다. 전반기 때는 좀 많이 못 던졌는데, 김광삼 코치님이랑 훈련할 때 좀 많이 연습해서 자신감도 많이 붙었고, 시합에서 활용을 해 봤는데 또 좋은 결과가 계속 이어지니까,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쓸 수 있고, 유리한 카운트에서 결정구로도 쓸 수 있다. 슬라이더가 후반기에 키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150km 중반의 직구에 슬라이더가 제구가 안정되면서 변화구 위력이 좋아졌다. 김영우는 “제가 생각했을 때 원래 직구 하나만 보고 들어왔다면, 요즘에 슬라이더도 재구가 괜찮아서 타자들이 2개를 같이 봐야 되니까, 그래서 범타가 좀 많이 나오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 타자의 마지막 결정구가 모두 슬라이더였다. 김영우는 “모두 동원 선배 리드대로 따랐는데, 마지막 타자는 몸쪽 직구 사인이 났는데, 슬라이더 한 번 더 던지고 싶어서 슬라이더를 던졌다”고 말했다.

데뷔 첫 해 불펜에서 주요 보직까지 맡게 됐다. 김영우는 “지금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다. 기회를 주셔서,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으니까 항상 기회를 잡자 이런 마음가짐으로 왔지, 꼭 올해 필승조 들어서 이렇게 해야겠다고 구체적으로 생각하진 않았다. 기회 오면 꼭 잡자 이렇게만 생각했고, 지금 부상없이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이날 승리로 2위 한화를 3경기 차이로 따돌렸다. 포스트시즌 더 큰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김영우는 "지금 1등을 달리고 있고, 1등 팀에 있는 것만으로도 되게 영광스럽다. 가끔 자기 전에 한국시리즈 때 마운드에 서 있는 모습 상상하면 많이 벅차는 거 같고 설레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