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덕분에 잘하고 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후반기 돌풍이 대단하다. 두산은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을 6-5로 재역전승하며 시즌 최다 5연승을 질주했다.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에서 27승27패2무로 5할 승률을 찍었다. 후반기만 놓고 보면 14승10패2무(승률 .583)로 LG(21승5패 승률 .808) 다음 2위 성적이다.
투수 최민석, 제환유, 윤태호, 양재훈, 내야수 오명진, 박준순, 안재석, 외야수 김민석 등 투타에서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이 폭풍 성장하며 후반기 돌풍의 중심에 섰다.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에서 부진에 빠진 베테랑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썼는데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육성과 성적을 모두 잡고 있다.
조성환 대행은 “양의지와 정수빈 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팀이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아준 것이 크다. 젊은 선수들이 안착하는 데 있어 베테랑 선수들의 도움이 컸다”며 “(지난 15일) KIA전에서도 (9회 2사 2루에서) 정수빈이 한 베이스를 더 얻어내려고 뛰다 보니 상대 실수가 나왔다. 그런 플레이로 우리가 최근 1~2점차 승리를 계속 하고 있다”고 정수빈의 악착 같은 주루 플레이를 콕 집어 언급했다.

19일 한화전에도 정수빈의 한 베이스 더 노리는 야구가 계속됐다. 1회 1사 1,3루에서 양의지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으로 전력 질주해 선취점을 올렸다. 타구가 짧았지만 빠르게 태그업한 정수빈은 홈으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들어갔다. 여세를 몰아 5회에는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유격수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이어 2-4로 뒤진 7회 1사 2,3루에선 우익선상 빠지는 2타점 3루타를 만들며 또 몸을 날렸다. 아웃 타이밍으로 보였지만 3루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며면서 몸을 비틀었다. 3루수 노시환의 태그를 피해 오른손으로 베이스를 터치했다. 개인 통산 90호 2루타. 5-5 동점으로 맞선 9회 1사 3루에선 스리볼 상황에서 컨택 플레이 사인에 맞춰 2루 땅볼을 치며 3루 주자 이유찬을 홈에 불러들였다. 두산의 6-5 재역전승을 이끈 결승 타점.
4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 맹활약한 정수빈은 경기 후 “팀의 연승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승리라 좋다. 최근 저희가 이런 경기를 많이 하면서 후배들도 자신감이 생겼다. 후배들이 많이 성장했고, 덕분에 저도 잘하고 있다”며 “후배들이 주인공이 돼야 하는 시기다. 후배들이 주인공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한 발 물러섰다.

리빌딩 주역은 젊은 선수들이지만 그 뒤를 받쳐줄 베테랑들의 존재 없이는 쉽게 되지 않는다. 중심을 잡아줘야 할 고참 선수들의 리더십과 모범이 필요하다. 지금 두산에선 양의지와 정수빈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정수빈은 “(양)의지 형이 야구를 정말 잘해서 팀을 이끌어준다면 저는 두산의 팀컬러인 허슬두를 많이 보여주려고 한다. 이런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후배들도 보고 배우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는 후배들이 주인공이고, 저는 빛과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어느덧 30대 중반 베테랑이 됐지만 정수빈은 올 시즌 111경기 타율 2할7푼4리(394타수 108안타0 6홈런 33타점 24도루 OPS .740으로 활약 중이다. 그는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몸이 안 좋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성적이 안 좋으면 나이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더 열심히 뛰게 되는 것 같다”며 “지금 저희가 9위에 머물러 있지만 앞을 봐야 하는 팀이다. 지금부터 이런 경기를 많이 하면서 느껴야 한다. 후배들이 많이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거듭 후배들을 앞에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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