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5연승 이후 3연패에 빠지며 1위 LG 트윈스와 격차가 3경기로 벌어졌다. 9회 결승점을 내준 마무리투수 김서현(21)의 난조가 8월 내내 이어지고 있다.
한화는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를 5-6으로 패했다.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한 끝에 9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최근 3연패를 당한 한화는 65승45패3무(승률 .591)가 됐고, 이날 잠실 롯데전을 5-2로 승리한 1위 LG(69승43패2무)와 격차가 다시 3경기로 벌어졌다. 아직 시즌이 31경기 더 남아있지만 3경기 차이는 만만치 않다.
한화로선 두 번의 리드를 날린 경기라 더욱 아쉬웠다. 4-2로 앞선 7회 잘 던지던 선발 라이언 와이스가 무너졌다. 1사 후 이유찬에게 볼넷을 내준 뒤 강승호에게 우측 2루타를 맞아 2,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정수빈을 1루 땅볼 유도했으나 크게 바운드된 타구를 1루수를 넘어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2타점 3루타가 됐다. 이어 김인태의 2루 땅볼 때 정수빈이 홈에 들어와 두산이 5-4로 역전했다. 빠른 속도로 짧게 투바운드된 타구라 까다롭긴 했지만 2루수 안치홍이 한 번에 잡아내지 못한 게 아쉬웠다.
한화는 8회 2사 후 심우준의 내야 안타, 손아섭의 좌측 2루타, 루이스 리베라토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에서 문현빈이 고효준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 5-5 재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다음 타자 노시환이 초구 뜬공으로 물러났다. 바뀐 투수 최원준의 바깥쪽 존을 벗어난 초구 직구를 건드렸지만 우측으로 높이 뜨면서 잔루 만루로 이닝 종료.
5-5 동점 상황에서 9회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올라왔다. 그러나 첫 타자 이유찬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1루에 내보냈다. 1-2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으나 3구 연속 직구가 존을 완전히 벗어났다. 이어 이유찬에게 2루 도루를 내준 뒤 강승호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3루. 김서현은 정수빈 상대로도 1~3구 연속 직구를 던졌지만 전부 볼이 됐다.

스리볼 카운트에서 김서현은 4구째 직구를 던졌고, 정수빈이 배트를 돌렸다. 컨택 플레이 사인이 나오면서 3루 주자 이유찬이 홈으로 뛰었다. 정수빈이 맞힌 공은 2루 땅볼이 됐고, 전진 수비한 2루수 이도윤이 빠르게 홈으로 던졌지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들어간 이유찬의 홈 쇄도가 조금 더 빨랐다. 두산의 6-5 리드. 이날 경기 최종 스코어가 됐다.
계속된 1사 1루에서 포수 최재훈이 정수빈의 2루 도루를 저지했고, 김인태를 헛스윙 삼진 잡고 이닝을 끝낸 김서현은 1이닝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쳤. 안타는 맞지 않았지만 유일한 볼넷 출루 허용이 결승점으로 이어졌다. 총 투구수 19개 중 스트라이크 8개로 제구가 흔들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3패(1승)째를 당한 김서현은 평균자책점도 3.00에서 3.12로 올랐다. 7월까지 47경기(46⅓이닝) 1승1패24세이브 평균자책점 1.55 탈삼진 56개로 뒷문을 완벽하게 지켰던 김서현은 그러나 8월 들어 8경기(5⅔이닝) 2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15.88 탈삼진 4개로 급격한 난조를 보이고 있다. 피안타율(.205→.444)이 치솟았고, 9이닝당 볼넷(4.1개→9.5개)도 두 배로 늘었다. 직구 구속이 떨어진 것은 아닌데 제구가 흔들리며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고,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가다 맞는 경우가 많다.

올해 처음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아 기대 이상 활약을 한 김서현이지만 8월 들어 첫 고비를 맞이했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누구나 이런 고비가 있기 마련이다. 마무리투수라서 그 무게감이 크지만 극복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한화 불펜이 다들 지쳐있고, 당장 마무리를 교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최대 강점인 마운드가 흔들리고 있는 한화는 8월 들어 6승8패로 고전하고 있다. 그 사이 LG가 11승3패로 쭉쭉 치고 나가면서 순위가 바뀌고, 격차도 다시 3경기로 벌어졌다. 한화로선 그나마 다행인 게 3위 롯데가 9연패를 당하며 2위 자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롯데에 8경기 차이로 앞서있다. 1위는 멀어져 가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1선발 코디 폰세가 감기와 설사 증세로 등판이 미뤄진 가운데 20일 두산전 선발로 좌완 조동욱을 내세운 것도 급할수록 돌아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류현진의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 더 휴식을 주고 두산전 선발승 기억이 있는 조동욱으로 3연패 탈출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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