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지명에도 트레이드 아픔…어떻게 22년 만에 韓 역사 썼나, “홀드 다음날 세이브라니, 생각도 못했어요”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5.08.19 13: 41

잊힌 1차지명 유망주가 프로야구 역대 3번째 데뷔 첫 홀드 이튿날 데뷔 첫 세이브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부활을 예고했다. 작년 챔피언을 만난 두산의 극적인 시리즈 스윕을 이끈 구원이라 더욱 기록이 값졌다. 
김정우는 지난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5차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실점 투구로 데뷔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김정우는 4-1로 리드한 9회초 팀의 마무리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클로저 김택연이 전날까지 3연투 투혼을 펼치며 휴식을 부여받은 가운데 조성환 감독대행은 경기를 끝낼 투수로 16일 뒷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김정우를 낙점했다. 

두산 김정우. 2025.08.16 / jpnews@osen.co.kr

두산 김정우. 2025.08.16 / jpnews@osen.co.kr

김정우는 선두타자 패트릭 위즈덤과 박민을 연달아 삼진으로 잡고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늘렸다. 최고 구속 149km 직구와 슬라이더의 앙상블이 아름다웠다. 이어 김태군을 만나 풀카운트 끝 추격의 좌월 솔로홈런을 헌납했지만, 후속타자 김호령을 직구만 4개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막고 경기를 끝냈다. 두산의 381일 만에 KIA전 스윕을 이끈 투구였다. 
하루 전인 16일 KIA전에서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홀드를 수확한 김정우는 KBO리그 역대 3번째 데뷔 첫 홀드 이튿날 데뷔 첫 세이브를 챙긴 투수로 기록됐다. 
과거 두산 이혜천이 2000년 4월 14일 잠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전 홀드-4월 15일 잠실 SK전 세이브로 통산 1호 기록을 세웠고, 3년 뒤 한화 이글스 안영명이 2003년 5월 22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 홀드-5월 23일 청주 LG 트윈스전 세이브를 달성했다. 김정우가 무려 22년 만에 역대 3호이자 베어스 2호 기록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두산은 최승용, KIA는 이의리를 선발로 내세웠다.8회초 2사 2루에서 두산 김정우가 KIA 김선빈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5.08.16. / jpnews@osen.co.kr
김정우는 경기 후 “이런 기록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이틀 연속 팀이 이긴 가운데 나에게도 뜻 깊은 기록을 달성해 큰 의미가 있었다. KBO리그 역사에 흔치 않은 기록이라고 하니 더욱 뿌듯하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정우는 동산고를 나와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 1차지명된 특급 우완 유망주였다. 그러나 1군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SK 시절 1군에서 1경기밖에 등판(2019년)하지 못했고, 상무 복무를 거쳐 2023년 5월 강진성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했다. 자신을 1차지명으로 뽑은 SK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탓에 생애 첫 이적을 경험해야 했다. 
김정우는 두산 입단 후에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2023년 7경기 평균자책점 9.45에 이어 지난해에도 1경기 평균자책점 81.00을 남기는 데 그쳤다. 잠실보다 이천에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9회초 역전을 헌납한 두산이 9회말 김인태의 대타 끝내기를 앞세워 연이틀 호랑이를 울렸다.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4차전에서 4-3 역전 끝내기승리를 거뒀다.9위 두산은 7월 20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27일 만에 3연승을 달리며 주말 위닝시리즈를 조기 확보했다. 시즌 48승 5무 59패. 반면 3연승 뒤 2연패에 빠진 5위 KIA는 53승 4무 52패가 됐다. 경기를 마치고 두산 윤태호, 김정우가 동료선수들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5.08.16. / jpnews@osen.co.kr
절치부심한 김정우는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25경기 2승 2패 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하며 2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지난 16일 조성환 감독대행의 부름을 받아 KIA전 싹쓸이를 이끈 역군으로 우뚝 섰다. 
만원관중 앞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킨 김정우는 “아들이 1군 등록만 되면 매 경기 인천에서 잠실까지 찾아와주시는 부모님께 이 기회를 빌려 감사드리고 싶다”라며 “앞으로 더 많은 기록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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