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감독님은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만든 분"...끝판대장의 마지막 인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5.08.19 06: 40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마운드를 떠나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대장’ 오승환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은사로 선동렬 전 감독을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지난 2005년 삼성 사령탑으로 부임한 선동렬 전 감독은 대졸 신인 오승환을 과감히 필승조로 중용했다. 결과는 대성공. 오승환은 데뷔 첫해 10승 1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18을 거두며 신인왕에 올랐고, 이후 KBO 역대 최고의 클로저로 자리매김했다.
“선동렬 감독님은 저를 마무리 투수로 만들어주신 분이다. 신인 선수에게 마무리를 맡기는 건 파격이었다. 감독님의 결단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오승환은 깊은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어 “포스 자체가 남달랐다. 그런 분께 지도를 받을 수 있었던 건 제게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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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통산 737경기에서 427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은 2006년, 2011년 각각 47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기록을 새로 썼고, 마무리 투수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은 주역이 됐다.
“예전엔 마무리 투수를 꿈꾸는 신인이 드물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젊은 투수들도 마무리를 목표로 삼는 시대가 됐다”고 흐뭇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그는 요즘 젊은 투수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일희일비하지 말았으면 한다. 저도 그런 과정을 겪었다. 안 좋은 경기를 겪고 나서 이겨내면 반드시 도움이 된다”며 “한 시즌이 끝난 뒤 평가해도 늦지 않다. 너무 이른 판단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냉정한 마운드 운영으로 ‘돌부처’란 별명을 얻은 오승환이지만, “마인드 컨트롤을 특별히 한 건 아니다. 오늘 안 좋으면 빨리 내일 던지고 싶었다. 그래야 불안이 사라지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일본과 미국 무대를 두루 경험한 것도 소중한 자산으로 여겼다. “일본을 거쳐 미국에 간 게 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경험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과 올해 2군에서 보낸 시간도 제게는 정말 값진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공식 은퇴를 발표했지만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은퇴 경기를 치르면 또 다르겠지만 지금은 아직 모르겠다”고 솔직한 속내를 내비쳤다. 이어 “이젠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바라보며 후배들을 응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향후 거취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건 없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 사장님께서 많은 신경을 써주고 계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며 “가족과도 충분히 상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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