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으로 슈퍼 캐치” 이정후, 말 그대로 ‘10년에 한 번’ 나올 호수비 연출하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5.08.18 10: 20

‘바람의 손자’ 이정후(외야수)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7연패 탈출을 이끄는 명품 수비를 선보였다. 그야말로 두 눈을 의심케 하는 믿기 힘든 캐치였다. 
이정후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서 센터라인을 수호하며 감탄사를 나오게 하는 수비를 펼쳤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도 이정후의 명장면을 상세히 조명하며 호평을 쏟아냈다. 
4회초 선두타자 얀디 디아즈가 시속 105마일짜리 강습 타구를 우중간으로 날렸다. 누구나 2루타, 아니면 3루타를 떠올렸던 순간. 하지만 이정후는 빠르게 달려들어 미끄러지며 공을 낚아챘다. 공은 글러브를 튕겨 나가는 듯했으나, 믿기 어렵게도 그의 무릎 사이에 정확히 끼어 있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정후는 천천히 일어나 무릎 사이에 있던 공을 꺼내 들었고,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과 동료들은 말 그대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우익수 드류 길버트는 웃음을 터뜨렸고, 현장 중계진은 “이건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캐치”라며 극찬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벤치에서도 상황을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밥 멜빈 감독은 “처음엔 부상을 당한 줄 알았다. 그런데 리플레이를 보고 나서야 상황을 파악했다”며 “무릎 사이에 공을 끼워 잡는 건 평생 처음 본다”고 했다.
디아즈조차 “그건 무조건 2루타였다. 그런데 그는 그걸 잡았다.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이상하고 놀라운 장면이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정후의 환상적인 수비는 샌프란시스코가 7-1 대승을 거두는 데 결정적인 기폭제가 됐다. 에이스 로건 웹은 7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고, 도미닉 스미스는 만루 상황에서 싹쓸이 적시타를 날렸다.
드류 길버트와 타일러 피츠제럴드는 나란히 백투백 홈런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고, 윌리 아다메스는 1루에서 홈까지 폭풍 질주해 추가점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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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진한 팀 분위기 속에서도 이정후는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해내며 중심을 잡고 있다. 이 날의 슈퍼 캐치는 단순한 하이라이트가 아니라, 샌프란시스코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탄이었다.
‘무릎 사이에 낀 공’이라는 다소 만화 같은 장면은, 결국 이정후가 가진 센스, 집중력, 그리고 본능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그리고 이정후는 오늘,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가슴 속에 아주 길고 또렷한 인상을 남겼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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