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했다” 도파민+아드레날린, 윤태호의 첫 마운드 전율[지형준의 Behind]
OSEN 지형준 기자
발행 2025.08.17 12: 39

두산 베어스가 또 하나의 원석을 찾아냈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4차전. 두산의 우완 유망주 윤태호(22)가 1군 데뷔전에서 4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다. 예고 없이 찾아온 기회였지만, 그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존재감을 뚜렷이 각인시켰다.
이날 경기는 윤태호에게 평생 기억될 무대였다. 팀이 1-0으로 앞선 3회초, 선발 최승용이 손톱 부상으로 조기 강판되면서 급히 투입된 상황. 하지만 윤태호는 긴장감보다는 자신감을 앞세워 KIA의 강타선을 맞아 시원한 첫 투구를 시작했다. 김태군, 박민, 박찬호를 상대로 삼자범퇴를 만들어내며 안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9회초 역전을 헌납한 두산이 9회말 김인태의 대타 끝내기를 앞세워 연이틀 호랑이를 울렸다.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4차전에서 4-3 역전 끝내기승리를 거뒀다.9위 두산은 7월 20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27일 만에 3연승을 달리며 주말 위닝시리즈를 조기 확보했다. 시즌 48승 5무 59패. 반면 3연승 뒤 2연패에 빠진 5위 KIA는 53승 4무 52패가 됐다. 경기를 마치고 두산 윤태호, 김정우가 동료선수들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5.08.16. / jpnews@osen.co.kr

6회초 2사에서 두산 윤태호가 KIA 김호령을 삼진 처리하며 주먹을 움켜쥐고 있다.

선발 최승용이 손톱 부상으로 조기 강판되면서 급히 투입된 윤태호
자신감 넘치는 투구 이어가는 윤태호
KIA 박민을 삼진 처리하며 주먹을 움켜쥐는 윤태호. 데뷔 첫 삼진
윤태호의 첫 삼진 기념구 챙겨주는 두산 코칭스태프
윤태호가 KIA 박찬호의 뜬공 타구를 가리키고 있다
4회초에는 1사에 김선빈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베테랑 최형우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즈덤을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잠재웠다. 5회초에는 선두 나성범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오선우를 3구 삼진, 김태군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했다. 6회초도 완벽하게 막아낸 윤태호는 7회초를 앞두고 최원준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임무를 마쳤다.
총 55개의 공 중 37개가 스트라이크였고, 최고 구속은 153km를 기록했다. 직구 30개, 슬라이더 21개, 커브 4개를 조화롭게 구사하며 상대 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다.
비록 김택연의 블론세이브로 데뷔승은 날아갔지만, 김인태의 끝내기 2루타로 팀은 짜릿한 4-3 승리를 챙겼다. 물세례의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이날의 진짜 주인공은 분명 윤태호였다.
“1이닝만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갔다. 매 타자마다 '이기자'고 생각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준비 상황이 갑작스럽지는 않았다. 충분히 풀고 올라갔다. 오히려 그 덕분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만원 관중 앞에서 거침없는 투구 이어가는 윤태호
윤태호가 KIA 김태군을 병살로 처리하며 기뻐하고 있다
감정 표현도 적극적으로
완벽 피칭에 동료 선수들도 엄지척
윤태호는 이날 기록으로 두산 구단 역사상 세 번째, KBO 리그 전체로는 22번째로 국내 투수가 데뷔전에서 4이닝 이상 무실점을 기록한 사례가 됐다. 이는 장호연(1983년 9이닝 무실점), 박노준(1986년 8⅓이닝 무실점)에 이어 39년 만에 등장한 기록이다.
“생각지도 못했다. 쟁쟁한 선배님들 이름 옆에 내 이름이 더해질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 앞으로도 좋은 기록들 많이 쌓고 싶다”
“데뷔전이라는 긴장감 덕분에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더해지면서 더 좋은 결과가 있었다, 만원 관중의 함성을 처음 들어보는데 짜릿했다. 자주 듣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윤태호의 마운드는 이제 시작이다. 거침없는 데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jpnews@osen.co.kr
김인태의 끝내기 2루타에 윤태호가 동료선수들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윤태호의 마운드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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