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에 안우진, 주승우 외 부상자가 13명 더 있는 걸로 확인됐다. 키움은 왜 돌연 구단 내 재활 선수 명단을 투명하게 공개한 것일까.
키움은 지난 12일 구단 SNS 계정에 ‘8월 히어로즈 소속 선수 재활 현황’을 업로드하며 “구단은 매월 정기적으로 히어로즈 소속 재활 선수들(군보류 제외)의 현황을 안내드릴 예정입니다. 재활 진행 상황에 따라 세부 내용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된 키움의 부상 선수는 안우진과 주승우. 사회복무요원 복무 중인 안우진은 지난 2일 휴일을 맞아 키움 자체 평가전에 등판해 1이닝을 소화했으나 추가 펑고 훈련에서 오른쪽 견봉 쇄결 관절 인대가 손상되며 7일 관절경을 통한 어깨 오훼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예상 재활 기간은 1년.
입단 4년차 마무리 주승우는 지난 10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⅔이닝 1볼넷 무실점을 남기고 우측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그리고 이튿날 두 차례 정밀검진 결과 팔꿈치 인대 손상이 확인되며 22일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이 잡혔다. 주승우 또한 안우진과 마찬가지로 복귀까지 약 1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안우진에 이어 주승우까지 수술을 받게 되면서 선수 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던 키움. 그런데 키움이 SNS에 공개한 메디컬 리포트에 따르면 이들 외에 무려 13명이 부상을 당해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 투수 10명, 야수 3명이다.

한때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좌완 이승호는 2023년 5월 23일 좌측 견봉하 성형술을 받은 뒤 2년이 넘도록 장기 재활 중이다. 13일 두 번째 라이브 피칭(30구)을 실시했고, 키움은 8월 내 복귀를 바라보고 있다.
우완투수 김성진은 현역 복무 중이었던 2024년 10월 17일 우측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을 실시했다. 재활을 거쳐 지난 12일 플랫 피칭 10구를 던졌으며, 오는 10월 복귀가 점쳐진다.
‘한현희 보상선수’ 이강준은 지난 6월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7월 1일 우측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최고 구속 158km 강속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팔꿈치를 크게 다치면서 오는 2026년 6월은 돼야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김인범, 박승호(이상 우측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 김주훈(좌측 팔꿈치), 송정인, 양지율(이상 우측 어깨), 한민우(우측 옆구리), 박범준(허리) 등 다수의 투수들이 재활 프로세스를 밟고 있다.

야수진은 베테랑 이형종이 지난 6월 우측 어깨를 다쳐 9월 복귀를 목표로 재활 중이다. 키움 구단은 “어깨 통증이 호전 중이며, 지속적인 상태를 관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6월 허리를 다친 이원석은 8월 내 복귀가 예상되며, 작년 11월 우측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을 받은 염승원은 9월 복귀를 내다보고 있다. 지난 1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지명타자로 그라운드를 밟았고, 현재 송구 외 정상 훈련을 실시 중이다.
키움 구단은 “모든 선수가 건강하게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라고 팬들을 향해 당부했다.

한때 선수 육성의 정석을 뽐내며 빅리거 사관학교로 불린 키움. 강정호(은퇴), 박병호(삼성 라이온즈),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LA 다저스) 등 모두 키움의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을 밟은 뒤 메이저리그로 진출해 한국야구와 히어로즈를 빛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시즌 33승 4무 74패(승률 .308) 압도적 꼴찌 추락과 함께 국가대표 에이스감인 안우진이 황당 부상을 당해 내년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은 물론 프로야구 전반기 컴백마저 무산됐다. 키움의 선수 관리를 향해 비난의 화살이 지속적으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에 구단이 선수단 전체 메디컬 리포트를 팬들에게 공개한 것으로 해석된다.
메이저리거 사관학교는 어쩌다 무려 15명이 재활 신세를 지고 있는 부상병동으로 전락한 것일까. 이제 육성 맛집, 화수분야구라는 키워드는 더 이상 키움에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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