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을 만나 지옥(삼중살)과 천국(역전홈런)을 오간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6-6으로 맞선 9회초 짜릿한 역전 솔로홈런을 때려냈지만, 팀의 공동 선두 추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타니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5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2볼넷 2득점 활약했다.
1회초와 2회초 연달아 볼넷을 골라낸 뒤 5회초 1루수 뜬공에 그친 오타니는 5-5로 맞선 6회초 무사 1, 2루 찬스에서 삼중살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오타니는 볼카운트 2B-2S에서 좌완 브록 버크의 5구째 바깥쪽 97.1마일(156km) 포심패스트볼을 제대로 받아쳤지만, 유격수 직선타가 되는 불운이 따랐다. 타구를 잡은 유격수 잭 네토가 재빠르게 2루 베이스를 터치한 뒤 1루에 송구했고, 1루수 놀란 샤누엘이 귀루하는 1루주자 돌튼 러싱을 태그하며 삼중살을 완성했다.
오타니는 여전히 5-5 동점이던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삼중살 굴욕을 씻는 역전홈런을 때려냈다. 켄리 잰슨의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째 높게 형성된 92.4마일(148km) 커터를 받아쳐 비거리 404피트(123m) 우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따돌리고 내셔널리그 홈런 부문 단독 1위(43개)로 올라선 순간이었다.
그러나 다저스 마운드는 오타니의 역전포에 응답하지 않았다. 9회말 1사 만루에서 샤누엘에게 동점 희생플라이를 맞아 연장으로 향했고, 10회초 무사 2루 찬스 불발에 이어 10회말 무사 1, 3루 위기에서 조 아델에게 뼈아픈 끝내기안타를 헌납했다.
![[사진]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8/13/202508131636770023_689c4639d7d01.jpg)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오타니는 1961년 메이저리그 확장시대 이후 한 경기에서 삼중살을 당하고 9회 이후 역전 홈런을 친 역대 세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이전 두 명은 헨리 로드리게스(2000년 5월), 윌리 데이비스(1962년 5월)이며, 이 중 홈런이 결승타가 된 건 데이비스뿐. 오타니가 25년 만에 친정을 만나 진기록을 세웠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에인절스에 무릎을 꿇으며 3연패와 함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내셔널리그 공동 선두 자리를 내줬다. 7월 4일만 해도 2위 샌디에이고와 승차가 무려 9경기에 달했지만, 여름 극심한 부진 속 불과 40일 만에 승차가 지워졌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제 다시 새로운 시즌이 됐다고 봐야 한다. 순위표를 보면, 우리는 더 나은 야구를 해야하고, 이길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다저스는 14일 에인절스전에서 선발 오타니를 앞세워 단독 선두 탈환에 나선다. 오타니가 친정팀을 상대로 처음 마운드에 서는 경기다.
간판타자 프레디 프리먼은 “이제 어떻게 버티느냐가 중요하다. 내일 경기가 중요해졌는데 오타니가 마운드에 서니까 9이닝을 던지고 홈런을 7개 쳐줄지도 모르겠다”라며 오타니의 투타겸업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사진] 데이브 로버츠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8/13/202508131636770023_689c463a70202.jpg)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