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햄스트링에 문제가 생겼다. 벌써 3번째다. “몸은 완벽하다”는 사령탑의 호언이 있었지만, 결국 김도영의 몸이 못 버텨주는 것일까. 이제는 김도영의 부상을 변수가 아닌 상수로 생각해야 할 판이다.
김도영은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3번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복귀 후 3번째 경기, 그런데 이날 김도영은 경기 도중 교체됐다. 또 다시 햄스트링 부상이다.
지난 5일 사직 롯데 3연전부터 복귀한 김도영이다. 복귀 후 첫 2경기에서는 침묵했다. 8타수 무안타 4삼진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날 3번째 경기.
김도영은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이한 이민석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고 최형우와 나성범의 연속안타 때 홈까지 밟으면서 주루 플레이도 문제 없음을 알렸다. 그리고 3회 1사 1루에서 이민석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복귀 후 10타석 만에 첫 안타까지 신고했다.

그런데 문제의 상황은 5회말 수비 상황에서 발생했다. 무사 1루에서 윤동희의 땅볼 타구를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다. 그리고 다시 맨손으로 캐치하려다가 실패했다. 이때 김도영의 자세가 어색했다. 다리 쪽에 불편함을 느꼈다. 결국 트레이너가 상태를 확인하자마자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냈다. 부상도 부상인데 팀을 위기 상황에 몰아넣고 교체됐다. 실점은 없었지만 김도영의 플레이와 부상 때문에 경기가 어수선해졌다.
KIA 구단은 “왼쪽 햄스트링 근육 뭉침 증세가 발생했고 본인이 불안해서 교체를 요청했다. 아이싱 치료 중이고 경과를 지켜보고 추후에 병원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올해만 벌써 3번째다. 3월 22일 개막전 NC와의 경기에서 안타를 치고 2루까지 달려가다가 급제동을 걸면서 왼쪽 햄스트링 통증이 발생했다. 이후 약 한 달여를 재활을 했고 돌아왔다. 그런데 5월 27일 광주 키움전에서 2루 도루를 하다가 우측 햄스트링 부상까지 당했다. 이번에는 재활 기간이 더 길었고 8월이 되어서야 복귀했다. 두달 여의 시간 동안 김도영은 절치부심 했다. 이범호 감독도 기대감이 컸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복귀전에 앞서서 “몸은 완벽하다”며 김도영에 대한 기대감을 단번에 표현했다. 도루 등 주루 과정에서 두 차례나 햄스트링에 무리가 왔기 때문에 과한 주루플레이는 자제하게끔 하면서 타선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를 바랐다.
그런데 아직 김도영의 몸은 완벽하지 않았던 것일까. 이번에는 주루가 아닌 수비 과정에서 햄스트링에 무리가 왔다. 공을 잡는 과정에서 급한 동작이 있긴 했지만 무리가 갈 것이라고는 모두가 예상 못했다.
김도영 본인이 가장 좌절스러울 것이지만, KIA도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제 김도영의 햄스트링은 변수가 아닌 상수로 생각해야 하는 게 아닌지 하는 걱정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다.

4위에 자리잡고 더 높이 바라보고 있는 선수단도 김도영의 몸 상태에만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이날 선발 투수였던 양현종은 “그때 위기였고 위기 상황에서 주자가 있었다. 부상이 나와서 안타깝지만 그때 제가 도영이를 신경 쓸 상황은 아니었다. 위기를 어떻게든 극복하고 잡으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주장 나성범 역시 “누가 빠졌다고 해서 분위기가 다운되거나 그럴 겨를이 없었다. 우리는 시합에 집중해야 했고 누구든 그 자리를 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도영이가 심각한 것은 아니었으면 좋겠다”면서 “남은 시즌 부상 없이 모든 선수들이 완주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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