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을 되찾고 자기의 공을 믿기 시작한 파이어볼러 유망주,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의 기록은 이제 우연이 아니다.
윤성빈이 연이틀, 지난해 MVP 김도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일 경기에서는 0-2로 뒤진 8회 등판해 156km의 강속구로 윽박 지르며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튿날인 6일에도 7-1로 앞선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마주한 김도영에게 156km 패스트볼로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141km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5일 경기는 김도영부터 시작해 최형우와 박정우를 연달아 범타 처리했다. 그리고 6일에는 김선빈과 김도영 그리고 최형우까지 패스트볼과 포크볼 조합으로 3타자 연속 삼진을 뽑아냈다. 윤성빈의 위력적인 피칭에 사직은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윤성빈은 악몽의 데뷔전을 완전히 지우고 팀의 필승조급 투수로 완벽하게 성장하고 있다. 5월 20일 사직 LG전 선발 등판에서 1이닝 4피안타 1사구 2탈삼진 9실점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최근 1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10경기 8⅓이닝 2볼넷 1사구 9탈삼진이다. 데뷔전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 제로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윤성빈의 활용 빈도를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 지난달 30~31일 사직 NC전, 8월 1일 키움전에서는 3연투 테스트까지 마쳤다. 김 감독은 “3일째 되는 날이 더 안정감 있고 더 자신 있어 보이더라. 앞으로 그런 모습이 나온다면 팀도 좋고 선수 본인이 더 좋은 곳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은 경기들에서 좋으면 더 중요한 상황에서 들어갈 수도 있다”면서 향후 보직 승격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리고 이제는 윤성빈을 좀 더 중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됐다. 최준용이 우측 어깨 회전근 염증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우완 150km 필승조의 한 축이 빠졌다. 이 자리를 윤성빈이 채울 가능성도 이제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김태형 감독도 “윤성빈 등 다른 투수들이 다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성빈의 지금 기록은 더 이상 우연이 아니다. 이제 자기 자신과 자신의 위력적인 공을 믿기 시작했다. 그는 “제 직구 구위를 믿고 가운데 던져넣으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다행이다. 그리고 오늘 제 임무는 다 한 것 같아서 기쁘다. 탈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기록한 건 노린 건 아니고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면서 “감독님께서도 편하게 대해주시고 주위 동료들도 격려를 많이 해준다. 처음엔 긴장됐는데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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