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좌완 깨다→721일 만에 홈런 터졌다. 초대형 트레이드 주인공, 반등 신호탄 “타석에서 끈질기게 악바리답게 들이밀겠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5.08.07 03: 21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김민석이 트레이드 이후 처음으로 홈런을 터뜨렸다. 721일 만에 기록한 홈런은 승리를 이끈 결승 홈런이었다. 
김민석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7-3으로 앞선 7회말 1루 대수비로 교체 출장했다. 그런데 두산 불펜 이영하, 박치국이 무너지면서 7회말 4점을 내주며 7-7 동점이 됐다. 
8회초 두산은 2사 후 김기연을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2사 1루에서 김민석이 타석에 들어서 LG 불펜투수 함덕주를 상대했다. 함덕주의 초구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OSEN DB

롯데 시절인 2023년 8월 16일 사직 SSG전 이후 721일 만에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겨울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김민석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친 첫 홈런. 
9-7로 리드를 잡은 두산은 정수빈의 볼넷, 2루 도루에 이어 이유찬의 적시타로 10-7로 달아났다. 마무리 김택연이 9회말 1점을 내줬지만 승리를 지켰다. 
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LG는 최채흥, 두산은 콜어빈을 선발로 내세웠다.8회초 2사 1루 두산 김민석이 다시 앞서가는 투런 홈런을 날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25.08.06 /cej@osen.co.kr
김민석은 경기 후 “홈런을 언제 쳤는지 기억도 안 나고, 일단 대수비로 들어갔기에 동점 상황이었고 어떻게든 상위 타선으로 연결을 해 주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초구에 슬라이더를 생각을 하고 들어갔는데, 그게 좀 타이밍이 잘 맞아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여러모로 의미있는 홈런이었다. 좌완 함덕주는 체인지업이 주무기다. 좌타자 상대로 가끔 슬라이더를 던진다. 그런데 김민석은 “지난 번 LG전 때 함덕주 선배님 상대로 타석에서 들어갔었다. 그때 삼진을 당했었는데 초구랑 두 번째 공이 슬라이더였다. 오늘도 똑같은 패턴에는 안 당하고 싶어서 초구는 슬라이더를 생각을 했다”고 지난 기억을 떠올리며 설명했다. 노림수가 제대로 통했다. 
이전까지 함덕주 상대로 4타수 무안타 4삼진이었다. 함덕주와 5번째 대결에서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김민석은 “그래요?”라고 놀라며 “기분 좋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721일 만에 홈런 느낌은 어땠을까. 김민석은 “꿈인가 싶기도 하고 제가 홈런 타자가 아니니까, 그다음에 친 공이 슬라이더인지 잘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갑작스러운 순간에 일어나서 뭔가 좀 현실성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김민석은 “왼손 투수 상대로 결과를 못 내고 있는데, 감독님께서 볼 때 왼손 투수를 잘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왼손 투수 나오면 바뀌기도 하고 왼손 투수를 상대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민석은 좌투수 상대로 23타수 2안타, 타율 8푼7리에 불과했다. 좌투수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계기가 될 수 있다. 
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LG는 최채흥, 두산은 콜어빈을 선발로 내세웠다.8회초 2사 1루 두산 김민석이 다시 앞서가는 투런 홈런을 날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25.08.06 /cej@osen.co.kr
김민석은 지난해 11월 롯데와 두산의 3대2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했다. 트레이드 이후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좋은 성적을 보여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2할대 초반 타율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김민석은 “당연히 지금 저의 성적에 만족하진 않고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일단 아직 시즌 중이니까 지금까지 연습해 왔던 걸로 하고, 시즌이 끝나고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레이드로 맞상대로 롯데로 이적한 정철원은 필승조로 꾸준하고, 전민재는 5월까지 뛰어난 활약을 했다. 상대적으로 스트레스가 없었는지 묻자, 김민석은 “트레이드 형들이 잘했는지 못했는지 신경 쓸 그런 여유가 전혀 없어서, 지금은 내 자신한테 좀 더 투자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LG 트윈스의 8연승을 저지했다. LG는 하루만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줄 처지다. 두산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와 경기에서 10-8로 승리했다. 양의지의 만루 홈런, 케이브의 투런 홈런, 김민석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이 터지면서 대포 싸움으로 승리했다. 두산 선발 콜어빈은 6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두산 김민석이 조성환 감독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5.08.06 /cej@osen.co.kr
조성환 감독대행은 김민석이 타격이 부진해도 1군 엔트리에 두고 백업 1루수로 기회를 주고 있다. 김민석은 “감독님께서 저한테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라인업은 누가 적는 거야’라고 물어보셔서 ‘감독님이 적습니다’라고 답했다. 감독님은 ‘네가 적는 거다’고 하셨다. 그 뜻이 그냥 잘하면, 감독님이 알아서 생각이 나시게끔 그렇게 해달라고 하셨다. 감독님이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도 많이 주시는데 어떻게든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좀 크다. 부담감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김민석은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까지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데, 공이 맞고 난 이후는 내가 통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투수랑 싸울 때 어떻게든 끈질기게 악바리답게 안 죽으려고 하고, 타석에서 오래 머무르고 쉽게 안 나오려고 그렇게 생각을 하고 타석에 들어가고 있다. 감독님이랑 코치님들이 원하는 게 좀 뭔가 머리를 들이밀고 하는, 제가 어린 나이니까 패기있게 하는 모습을 많이 주문하셔서 그런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고 하면 결과는 알아서 따라온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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