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상상이나 해봤을까?
KIA 타이거즈가 기분좋은 3연승을 달렸다. 지난 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2-0으로 잡았다. 7연패에서 탈출한 이후 3연승 질주이다. SSG 랜더스를 누르고 승차없이 4위에 올랐다. 악몽의 7연패 포함 1승11패(1무)의 부진을 딛고 안정세에 올라섰다.
롯데 에이스 감보아를 공략해 2-0 승리를 따낸 것이 값졌다. 제임스 네일이 6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마무리 정해영이 팔꿈치 뭉침 증세로 휴식을 취하는 어려운 조건이 있었다. 그런데도 굴하지 않고 불펜투수들이 호투했다. 새로운 얼굴들이 제몫을 했다.
10라운드의 기적을 써내려가는 성영탁이 7회 등판해 정훈 유격수 땅볼, 유강남 2루수 땅볼, 박승욱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볼끝의 변화가 심한 투심과 커터로 요리했다. 뒤를 이아 8회에 등판한 트레이드 이적생 한재승도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한태양 삼진, 장두성 3루수 뜬공, 고승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9회는 전상현이 2루타 1개를 내주었으나 무실점으로 막았다.

조상우와 정해영이 없는데도 3이닝을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삭제한 것이다. 새로운 필승조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 투구내용이었다. 성영탁은 7월31일 광주 두산전에서 7연패를 끊을때도 7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 투구로 홀드를 챙기며 기여했다. 이날까지 28경기 1승2패3홀드, 평균자책점 1.62의 쾌투를 펼치고 있다.
승리조의 조상우가 충전을 위해 빠지자 대신 필승조로 발탁을 받아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율 0.96, 피안타율 1할9푼7리에 불과하다. 어떤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투구를 하고 있다. 2024 10라운드 투수의 기적이 KIA 불펜을 살리고 있는 것이다. 조상우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재승의 등장도 커다란 수확이다. 김시훈과 함께 트레이드로 이적해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7월31일 두산전에서 선발 김건국의 뒤를 이어 이적 첫 등판에 나섰다. 아웃카운트 5개를 잡아내며 구원승을 따냈다. 다음날 1일 한화전에서는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투구로 생애 첫 세이브를 올리더니 이날 홀드까지 챙겼다. 등판 3경기에서 구원승-세이브-홀드를 올리는 최고의 투구를 했다. 김시훈도 1일 한화전에서 7아웃을 잡으며 구원승을 올렸다.

KIA는 작년 강한 불펜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다. 좌완 필승맨 곽도규, 전상현 장현식 마무리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든든했다. 최지민 이준영 임기영 김대유도 힘을 보탰다. 올해는 LG로 이적한 장현식 대신 조상우를 트레이드로 영입해 메웠다. 그러나 곽도규가 팔꿈치 수술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고 조상우와 정해영이 잦은 실점으로 불펜이 크게 흔들렸다. 최지민 이준영 김대유 임기영도 든든한 모습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생각치도 못한 성영탁의 활약과 이적생들의 활약으로 공백을 메우며 위기를 벗어나고 있다. 상상하기 힘들었던 얼굴들의 등장이었다. 조상우가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온다면 불펜의 힘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낳고 있다. 6회부터 계산이 서는 불펜운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새 얼굴들이 가을티켓 경쟁에서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