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한 순간부터 가을야구 상상했다” 8년전 아픔 기억하는 '롯린이' 1차지명 유망주, 이제는 가을 에이스 꿈꾼다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5.08.04 09: 40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이민석(22)이 가을야구에서 활약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이민석은 지난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7피안타 5볼넷 5탈삼진 2실점 패배를 기록했다. 투구수 95구를 던졌고 직구(63구), 슬라이더(22구), 체인지업(10구)을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1km까지 나왔다.
2022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이민석은 지난 3시즌 동안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46경기(66이닝) 1승 3패 6홀드 평균자책점 6.4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롯데 자이언츠 이민석. /OSEN DB

하지만 올 시즌에는 5선발을 맡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민석은 13경기(66⅔이닝) 2승 3패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중이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지난 2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잘해주고 있다. 진짜 잘해주고 있다. 올해 이 정도로 해주는 것은 앞으로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민석은 지난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달성했지만 타선의 득점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6회까지 2실점으로 막고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가 권혁빈과 염승원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정현수와 교체됐다. 다행히 정현수가 실점없이 이닝을 끝내 실점이 늘어나지는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 이민석. /OSEN DB
김태형 감독은 “아쉬운 투구다. 본인도 많이 아쉬워하더라”면서 “투구수가 84구밖에 안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6회에 끊으면 안 됐다. 지더라도 7회까지, 끝까지 던지려고 해야 한다. 그런데 7회에 집중력이 확 떨어지더라. 본인도 6회까지만 던지고 내려온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선발투수들은 정말 그러면 안된다.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난 등판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지적했다. 
“본인이 마운드에서 승리 요건 같은 것을 많이 신경쓰면 페이스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말한 김태형 감독은 “지금 같은 페이스로 계속 잘 던져준다면 좋을 것 같다”며 이민석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다.
이민석은 지난 3일 인터뷰에서 “7회에 올라갈거라고 생각은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올해 계속 7회의 고비를 못 넘기다보니까 나도 의식이 됐다. 7회만 되면 힘이 빠지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타순을 봤을 때 하위타순이라서 치라고 던져주면 잡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진짜 쳐버리더라. 사실 잘맞은 타구들은 아니었는데 내 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했다”고 지난 등판을 돌아봤다. 
롯데 자이언츠 이민석. /OSEN DB
롯데는 키움과의 주말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차지하며 리그 3위(57승 3무 44패 승률 .564)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리그 2위 LG(61승 2무 40패 승률 .604)와 4게임차, 4위 SSG(50승 4무 47패 승률 .515)와 5게임차로 모두 상당한 격차가 있다. 큰 변수 없이 시즌을 마무리한다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입단 후 가장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민석은 “진짜 너무 영광이다. 우리가 지금 3등이고 더 올라갈 수 있는데 이런 상화에서 내가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게 영광이고 기회를 주시는 감독님, 코치님께 너무 감사하다. 나에게는 너무 좋은 기회다. 지금은 하루하루가 즐겁고 꿈 같은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2017년이 마지막이다. 올해 가을야구에 나간다면 8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나서게 된다. “2017년 롯데가 준플레이오프에 나갔을 때 나는 중학교 2학년이었다”고 말한 이민석은 “표를 구하지 못해서 가을야구 직관은 하지 못했지만 정규시즌 경기는 종종 보러 갔다. 그 때 우리 팀 관중석이 항상 빨간색이었는데 그 가운데 한 명이 나였다”며 웃었다. 
“중학교 2학년이면 솔직히 야구에 대해서 다 알만한 나이다. 3등으로 올라갔는데 바로 떨어져서 팬 입장에서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롯데의 마지막 가을야구를 돌아본 이민석은 “아직 가을야구가 확정은 안났지만 나가게 된다면 내가 한 경기라도 선발투수로 던져보고 싶다. 롯데에 지명을 받은 순간부터 가을야구에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상상했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선배님들은 순위표 보지 말고 위에 팀들 보지 말고 우리 야구를 하자고 하시는데 나는 맨날 혼자서 경기차가 얼마나 나는지 확인한다”며 웃은 이민석은 “3등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봐도 되지 않겠나. 마지막 경기 9회말이 끝날 때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더 높은 순위를 꿈꿨다. /fpdlsl72556@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