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마감시한인 7월 31일, 경기 도중 빅딜이 터졌다.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고 우승에 도전하는 한화가 KBO 역대 최다 안타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외야수 손아섭을 NC에서 데려오면서 현금 3억원과 2026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한화가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얻었는데, 비교적 적은 대가를 치르고 손아섭을 품게 됐다.
1999년 이후 26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한화 입장에서는 타석에서 꾸준하게 안타를 생산하면서 팀에 기여해줄 수 있는 손아섭이 필요했다. 외야 한 자리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가며 보게 될 전망이다. 당장은 내복사근 부상 때문에 경기에 나설 수는 없지만 현재 진행형인 최다 안타 신기록 2583안타의 커리어는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

NC는 손아섭을 보내기에 앞서 KIA와 3대3 트레이드로 최원준과 이우성이라는 외야 자원을 수혈했다. 교통정리가 필요했고 손아섭을 내보내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최원준과 박건우를 중심으로 외야진을 재편할 복안으로 풀이된다.
2007년 고향팀 롯데에 입단한 뒤 2022시즌을 앞두고 NC와 4년 64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하며 커리어 제2막을 연 손아섭이다. 당시 손아섭은 이적의 이유로 우승을 들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는 게 컴플렉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2023년 NC에서 정규시즌 4위를 기록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오르며 한국시리즈 무대를 꿈꿨다. 하지만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먼저 거두고 이후 내리 3연패로 리버스 스윕을 당했다. 손아섭은 또 한 번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해까지 2134경기를 뛰고도 여전히 한국시리즈 출장 경기 수는 0이다.

NC의 객관적인 전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손아섭이 다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데 도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그런데 손아섭은 리그 1위팀 한화로 트레이드가 되면서 한국시리즈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한화는 이제 1승만 더 보태면 60승을 선점한다. 60승을 선점하게 되면 정규시즌 우승 확률 77.1%(35번 중 27번),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62.9%(35번 중 22번)을 손에 넣게 된다. 손아섭의 무관 탈출이 눈 앞에 다가오게 된다.
한화 입장에서는 정규시즌 손아섭이 팀에 힘을 보태주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고 가을야구에서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손아섭은 ‘가을야구 DNA’가 있는 선수다. 손아섭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롯데가 가을야구 단골손님일 때 포스트시즌을 자주 경험했고 2017년과 2023년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38경기 타율 3할3푼8리(145타수 49안타) 3홈런 19타점 OPS .862의 훌륭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팀 내에서 가을야구를 경험해 본 베테랑 선수들이 여럿 있다. 채은성 최재훈 안치홍 심우준 등이 가을야구 베테랑이다. 이들과 함께 손아섭이 한화의 한국시리즈를 이끌어가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한화 구단은 “ 프로야구 통산 최다안타 기록 보유 선수이자 최근 10년 내 포스트시즌 통산 OPS가 1.008에 달하는 손아섭이 가을야구 진출 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며 “이와 함께 손아섭이 성실하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커리어 내내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점 역시 팀 내 젊은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손아섭과 한화의 궁합에 앞으로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