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30)가 기대 이상 적응력으로 후반기 팀의 순위 싸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당초 우려가 된 제구 불안은 기우였다.
가라비토는 지난 29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삼성의 9-2 완승을 이끌었다. 최고 시속 155km, 평균 153km 직구(26개)를 비롯해 스위퍼(19개), 투심(17개), 슬라이더(16개), 체인 지업(13개), 커브(4개)를 고르게 던졌다.
발등 미세 골절로 웨이버 공시된 데니 레예스의 완전 대체 선수로 지난달 말 삼성에 합류한 가라비토는 5경기(27이닝) 2승1패 평균자책점 1.33 탈삼진 28개로 호투 중이다. WHIP 0.96 피안타율 2할1푼1리로 안정적이다.
지난 8일 창원 NC전만 4이닝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사구 5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조기 강판됐을 뿐, 나머지 4경기에선 23이닝 1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30일 한화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가라비토에 대해 “제구가 제일 중요하다. 미국에서 올 때 그런 부분에 대해 걱정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적응력이 좀 빠른 것 같다. 5경기를 던졌는데 3번째 게임 말곤 지금 거의 실점이 없다시피하다”고 말했다.
가라비토는 전형적인 강속구 투수로 미국에선 제구에 약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올해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트리플A 라운드락 익스프레스에서 10경기 31⅔이닝 동안 볼넷 18개를 주며 9이닝당 5.1개로 흔들렸지만 한국에선 27이닝 동안 볼넷 6개, 9이닝당 1.9개로 안정적이다.

박진만 감독은 “ABS 적응을 빨리 한 것 같다. 본인이 그걸 잘 이용하고 있다”며 “팀이 필요로 할 때 연패를 끊고,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다. 제구까지 돼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날 경기에선 중견수 박승규가 6회 루이스 리베라토의 장타성 타구를 점프 캐치하고, 7회 쐐기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박 감독은 “공이 떨어져야 하는데 안 떨어지길래 넘어간 줄 알았다. 집중력을 발휘해 대단한 수비를 했다. 덕분에 후반을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며 “(2회) 14구 볼넷으로 상대 투수 힘도 빼고, 점수를 내야 할 때 홈런도 쳐줬다. 공수에서 박승규의 날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삼성은 이날 한화 선발투수 코디 폰세를 맞아 이재현(유격수) 김성윤(우익수) 구자욱(지명타자) 르윈 디아즈(1루수) 김영웅(3루수) 박승규(중견수) 김태훈(좌익수) 이병헌(포수) 양도근(2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최원태. 구자욱이 체력 관리 차원에서 지명타자로 들어갔고, 박병호가 뒤에서 대타로 준비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