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42위, 병살타 공동 2위에 올라 있는 4번타자. 그러나 명장은 신경 쓰지 않는다. 토종 홈런 1위, 타점 2위, 팀 내 득점권 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그가 듬직할 뿐이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4번타자 노시환은 지난 주말 수원 KT 위즈전에서 취재진과 만나 고충 한 가지를 털어놨다.
노시환은 “올 시즌 타율이 너무 아쉽다. 감독님께서 타율 신경 쓰지 말고 홈런, 타점만 신경 쓰라고 해서 마음 편하게 하고 있지만, 야구선수라 전광판에 보이는 타율을 안 볼 수가 없다. 최대한 잊으려고 하는데 자꾸 거슬린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올 시즌 90경기를 소화한 노시환의 타율은 2할3푼4리. 규정 타석을 채운 44명 가운데 42위다. 노시환보다 타율이 낮은 선수는 SSG 랜더스 정준재(2할2푼6리), NC 다이노스 김휘집(2할2푼) 2명 뿐. 4월 월간 타율 3할3리를 칠 때만 해도 걱정이 없었지만, 5월 2할6리, 6월 2할1푼3리로 부진이 거듭되면서 타격 순위가 최하위권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병살타도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11개를 쳤다.
그럼에도 김경문 감독이 노시환을 4번으로 쓰는 이유는 중요할 때 나오는 ‘한 방’ 때문. 홈런왕 출신 노시환은 홈런 18개를 치며 이 부문 국내선수 1위를 달리고 있다. 7월에만 4홈런을 몰아치면서 한화의 압도적 선두 질주에 큰 힘을 보탰다. 여기에 타점(62개) 또한 토종 2위,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권타율도 3할9리로, 팀 내 채은성(3할6푼4리)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타율이 낮지만, 종종 치는 안타의 영양가가 상당히 높다.

노시환의 고충을 들은 김경문 감독은 “타율은 신경 안 써도 된다. 중요할 때 잘 치고 있지 않나. 그럼 됐다. 수비도 잘해주고 있다”라며 “내가 보기에 노시환의 타율은 시즌 끝날 때쯤 2할7푼대가 돼 있을 거다. 그러니 지금은 굳이 타율을 안 해도 된다”라고 선수를 다독였다.
그러면서 “홈런도 좋은 홈런이 많다. 19일도 솔로홈런이었지만, 팀 승리를 이끈 홈런이었다. 그거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나. 난 타율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잘하고 있다”라고 노시환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18홈런-62타점을 기록 중인 노시환의 남은 후반기 목표는 통산 두 번째 30홈런-100타점을 치며 낮은 타율을 만회하는 것이다.
노시환은 “남은 후반기 30홈런-100타점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거 같다. 전반기 팀에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한 게 계속 마음에 걸리는데 후반기 잘해서 30홈런-100타점을 꼭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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