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백종인 객원기자] 역시 화제의 팀이다. 홋카이도 닛폰햄 화이터즈가 개막 3연승을 질주했다. 세이부 라이온즈와 원정 경기를 모두 쓸어 담은 것이다.
그리고 맞은 홈 개막전(1~3일)이다. 에스콘 필드가 들썩인다. 작년 1위 팀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맞대결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불을 더 지핀다. 신조 쓰요시(53) 감독의 입이 열렸다. “기대하시라. 우리의 목표는 143승이다.” 말도 안 되는 허풍이다. 페넌트레이스가 143게임이다. 그걸 다 이기겠다는 얘기다.
그걸로 끝나지 않는다. 관심 끌기에는 누구보다 진심이다. 어제(1일) 출근 차량이 세상의 주목을 끈다.
홈 개막전을 준비하는 에스콘 필드 앞이다. 차 한 대가 나타난다. 운전자는 짙은 싱글 차림이다. 선글라스를 쓴 채 포즈를 취한다. 포토라인에는 이미 많은 기자들이 진을 쳤다. 등장과 함께 셔터 소리가 작렬한다.
몰고 온 것은 잿빛 스포츠카다. 얼핏 봐도 연식이 꽤 됐다. 30년이 넘은 나이다. 이탈리아의 명차 페라리, 흔히 데이토나로 불리는 모델이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꽤 많은 사연을 지녔다. 기자들의 질문에 운전자가 일일이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야구 얘기를 이렇게 친절하게 전해준 적이 있나 싶다.)

기자 “이게 무슨 차?”
신조 “보시다시피 페라리 데이토나다. 소리도 거칠고, 운전석도 좁아 힘이 좀 들더라.”
기자 “본인 소유인가?”
신조 “아니다. 중고차 전문 딜러가 보유한 차량이다. 한번 타보고 싶다고 하니 ‘어디 부딪히면 안 된다’며 조심해서 몰아 달라고 신신당부하더라.” (웃음)
보도자료를 통해 이 차의 시세가 알려졌다. 2억 5000만 엔(약 24억 6000만 원)의 판매가가 책정됐다는 내용이다.
기자 “오늘 왜 그걸?”
신조 “이 차는 1990년부터 12년 동안 에릭 클랩튼이 타던 것이다. 아시다시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 아닌가. 홈 개막전에 맞춰 기분을 내고 싶었다.”
신조 감독은 2006년 니폰햄에서 유니폼을 벗었다. 당시 은퇴식의 배경 음악이 에릭 클랩튼의 ‘티어스 인 해븐(Tears In Heaven)’이었다.
신조 “오늘 그 기분을 느껴보려고, 그 노래(Tears In Heaven)를 찾았지만, 없더라.”

역시 신조답다. 멋과 낭만을 안다. 퍼포먼스를 연출하는 감각도 탁월하다. 그런데 가끔 엇박자도 낸다. 야구와 연결시킬 때 그렇다. 누군가 예리한 질문을 던진다.
기자 “그게 오늘 개막전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신조 “별로 없다. 그냥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기자 “???”
신조 “우리 목표는 143승이다. 오늘은 에이스 이토 히로미 군이 던지는 날이다. 완봉까지는 아니더라도, 완투로 끝내준다면 (페라리) 데이토나 군도 기뻐할 것이다.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바람은 산산조각 났다. 이날 경기는 홈 팀의 완패로 끝났다. 5-1의 스코어였다. 선발 이토 히로미는 5이닝 동안 홈런 2개를 맞으며 5실점했다. 시즌 첫 패배의 멍에를 썼다.
참고로 선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팬도 있다. ‘Tears In Heaven’은 너무 슬픈 노래라는 얘기다. 에릭 클랩튼이 사고로 잃은 아들(당시 4세)을 생각하며 만든 곡이다. 왠지 홈 개막전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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