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환우인 임성준(21) 군과 정승원 선수의 특별한 만남을 주선했다.
지난 11월 21일 수원FC 사무국에서 열린 이번 미니 팬미팅은 임 군의 깊은 팬심과 정승원의 진심 어린 배려로 감동적인 순간이 가득했다.
임성준 군은 2021년 우연히 K리그 경기에서 정승원 선수를 본 뒤 그의 팬이 됐다. 정승원의 사진을 모으고 소속 구단의 MD 상품을 수집하며 찐팬으로 자리 잡은 임 군은 2024년 정승원이 수원FC로 이적한 이후 한 경기도 빠짐없이 챙길 만큼 열성적인 팬으로 활동해왔다.
임 군의 이야기가 수원FC에 전해진 것은 구단의 후원사인 <IBK기업은행>을 통해서였다. 우삼명 IBK기업은행 동수원지점장은 임 군의 팬심을 수원FC에 전했고, 이를 계기로 구단은 정승원 선수와의 미니 팬미팅을 기획했다. 정승원 또한 임 군의 사연에 감명을 받아 특별한 만남을 준비했다.
▲ 진심을 전한 미니 팬미팅
이 날 자리에는 임성준 군, 정승원 선수, 수원FC 최순호 단장, IBK기업은행 우삼명 지점장이 참석했다. 만남의 순간 임 군은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감격을 표현했고, 그동안 정승원 선수에 대한 애정을 담아 모아온 사진과 MD 상품들을 직접 선보이며 팬심을 드러냈다. 정승원은 임 군의 건강을 기원하며 이번 시즌 K리그 매치볼에 싸인을 해 선물했다.
이어 선수가 임 군에게 수원FC 선수단 시설을 소개하는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산소호흡기 없이는 일상생활이 힘든 임 군을 위해 정승원 선수가 직접 산소통을 끌고 락커룸까지 동행했다. 락커룸에서는 정승원이 이번 시즌 실제로 착용한 유니폼을 깜짝 선물로 선사했다. 정승원은 유니폼에 싸인을 하고 임 군에게 직접 입혀주며 특별한 추억을 선물했다.
▲ 꿈을 위한 세레머니, 그리고 지켜진 약속
이 자리에서 정승원은 K리그1 38라운드 울산HD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임 군이 원하는 세레머니를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에 임 군은 정승원 선수의 해트트릭을 기원하며 무려 세 가지의 세레머니를 제안해 모두를 웃음 짓게 했다.
지난 11월 23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정승원은 멀티골을 성공시키며 임 군과 약속한 두 개의 세레머니를 선보였다. 준비한 세 가지 세레머니를 모두 보이지는 못했지만 임 군을 위한 정승원의 마음이 드러난 장면이었다.
▲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넘어 희망을 꿈꾸다
임성준 군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피해자다. 이 사건은 가습기 분무액에 포함된 살균제 성분으로 인해 다수의 사망자와 폐질환 환자를 낳은 사고로 현재까지도 많은 피해자가 고통받고 있다.
임 군은 갓 돌이 지난 시절부터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앓아왔고, 현재도 산소호흡기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다.
수원FC와 정승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임성준 군과 그의 가족에게 큰 힘을 주고자 성심성의껏 미니 팬미팅을 준비했다. 특히 정승원은 직접 줄 선물을 고심하며 열성적으로 참여했다.
임성준 군은 팬미팅이 끝난 뒤 “몸이 더 좋아지면 축구를 하고 싶다”며 소망을 밝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임 군과 정승원 선수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만남이었다.
수원FC 최순호 단장은 이번 만남에 대해 “스포츠가 가진 힘과 감동을 사회에 공유하고, 임성준 군과 같은 피해자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reccos23@osen.co.kr
[사진] 수원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