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탄쿠르의 사과는 진심도 아니었다."
영국 '미러'는 22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도 똑같은 클럽이다. 인종차별에 엄격한 척 하지만, 그들의 선수가 관여되면 태도가 달라진다"라며 토트넘의 행태를 지적했다.
영국 축구협회(FA)는 지난 18일 공식 발표를 통해 "로드리고 벤탄쿠르(27, 토트넘)에게 7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6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라고 밝혔다.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은 지난 6월 우루과이 방송 '포르 라 카미세타'에서 일어났다. 손흥민의 유니폼을 요청한 진행자의 말을 들은 벤탄쿠르는 웃으며 "그 유니폼이 손흥민의 사촌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으니까"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 외모 비하 발언으로 해석되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벤탄쿠르는 손흥민에게 사과했고, 손흥민도 이를 받아줬지만, FA는 "벤탄쿠르는 부적절한 방식으로 행동, 모욕적인 말을 사용하여 평판을 떨어뜨렸고, FA 규정 E3.1을 위반했다"라고 설명하며 징계를 내렸다.
벤탄쿠르는 FA에 제기된 모든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해당 발언이 단순한 농담일 뿐, 인종차별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독립 위원회는 청문회 결과 그의 발언이 명백히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FA는 "이는 국적, 인종, 민족적 기원을 포함한 발언이기에 FA 규칙 E3.2에 정의된 가중 위반에 해당된다고 주장됐다. 벤탄쿠르는 이 혐의를 부인했으나 위원회는 행동이 입증됐다고 판단, 청문회 후 그에게 제재를 가했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 대신 벤탄쿠르를 감쌌다. 그의 7경기 징계가 과하다고 공식 입장을 표했고 이에 항소를 결정했다.
이에 미러는 "토트넘의 항소 결정은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벤탄쿠르는 5,200만 명의 한국인을 모욕했으며 그 중에는 그의 팀 동료이자 주장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토트넘은 오히려 벤탄쿠르가 리버풀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매체는 "일반적으로 토트넘은 이런 인종차별 문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여겨졌지만, 오히려 그들은 벤탄쿠르가 부당한 처벌을 받았다고 믿고 있다. 벤탄쿠르가 방송에서 손흥민을 상대로 한 말은 모욕적이다. 또 다른 방식으로, 토트넘의 항소 결정은 더더욱 모욕적이다"라며 구단의 어처구니 없는 결정을 비판했다.
이어 "토트넘이 인종차별과 차별에 맞서 싸우는 프리미어리그 캠페인에 참여할 때마다, 그들이 한국인 모두가 똑같이 생겼다고 말한 선수의 징계에 반대했던 결정을 기억하라. 이런 사건에는 늘 '그렇지만~'이라는 논리가 등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미러는 "토트넘은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사과한 것이 징계 경감 사유가 돼야 한다고 믿는 것 같다. 하지만 덜 알려진 사실은 벤탄쿠르가 그의 발언을 부인했으며 그것이 심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벤탄쿠르는 손흥민에게 사과했지만, 그저 비난을 피하기 위함이었다"라고 꼬집었다.
구단의 어이없는 결정을 향한 비판은 계속됐다. 매체는 "토트넘은 12월 리버풀과 홈경기에서 벤탄쿠르를 출전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여기서 심각한 것은 토트넘의 판단이 부족했고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라며 "소속 선수가 인종차별적 발언을 뱉었다. 처벌을 받아들이고 그를 교육해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 리버풀과의 홈경기? 걱정할 필요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