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한국이 언제 되살아날까".
우려가 현실이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이 또 한 번의 굴욕을 맛봤다. 지난 17일 대만에서 열린 제3회 프리미어 12대회 A조 조별리그에서 일본과 대만이 각각 쿠바와 호주를 꺾고 승리하면서 4강 진출을 확정했다. 마지막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지만 한국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초대 대회 우승국의 체면에 상처를 입었다.
2019 2회 프리미어12 대회 준우승 이후 국제대회에서 잇따라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2021 도쿄올림픽 동메달 실패, 2023 WBC대회 예선탈락으로 고배를 마셨다. 이번 프리미어 대회마저 예선에서 발목이 잡혔다. 첫 상대 대만을 상대로 만반의 준비를 했으나 3-6으로 패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일본을 상대로 희망을 걸었으나 3-2로 앞선 가운데 불펜의 부진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사실상 희망이 사라졌다. 2015 프리미어 준결승에서 일본을 이긴 이후 아시안게임을 제외하고 한일전 9연패의 수모를 당하고 있다. 일본의 라이벌이라는 이미지도 퇴색되고 있다. 이후 대만의 불행에 기대는 경우의 수는 무의미했다.
투타에서 김도영 등 젊은 선수를 대거 내세워 세대교체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특히 1경기를 잡는 확실한 에이스와 해결사 4번타자 없는 약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선발투수들이 5회를 넘긴 적도 없었다. 필승카드 고영표가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대만전에서 만루홈런과 투런홈런을 맞은 것이 뼈아팠다.
류현진에 이어 역대 국제대회 마운드를 이끌었던 김광현이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빈자리를 메우는 대안이 쉽지 않다는 점을 절감했다. 대만이나 일본전은 에이스가 중반까지 마운드를 지켜야 승리가 가능했지만 에이스 부재로 무너졌다. 다승왕 원태인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것도 선발진 구성에 악재로 작용했다.
노시환의 부상으로 4번타자 공백까지 생겼다. 윤동희가 4번타자로 나섰으나 대만과 쿠바전에서 안타가 없었다. 일본전에는 문보경을 4번으로 기용했으나 4타수 1안타 3탈삼진으로 부진했다. 천재타자 김도영은 쿠바전에서 만루홈런과 솔로포를 터트리며 선전했지만 중요한 일본전에서 무안타에 그쳤다.
일본의 스포츠매체는 '론스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을 분쇄하고 금메달을 획득했고 2009년 WBC 대호에서는 이치로가 이끄는 일본과 결승전에서 패했고 2015년 프리미어 초대왕자에 오른 한국이 예선에서 탈락했다며 한국의 비판 분위기를 전했다. 매체는 마지막으로 '이치로가 라이벌로 지목한 강한 한국이 언제 되살아날까'라는 문구로 뼈아픈 지적을 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