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손흥민(33, 토트넘) 전후로 나뉠 것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쿠웨이트 쿠웨이트 시티의 자베르 알아흐마드 국제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5차전을 치러 3-1로 이겼다.
이날 결과로 한국은 4승 1무, 승점 13으로 조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쿠웨이트는 3무 2패, 승점 3으로 5위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 이제 팔레스타인과 6차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실 팔레스타인전도 승리한다면 조기에 월드컵을 확정할 수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은 지난 10월 소집 당시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했던 손흥민을 다시 불렀다. 아직까지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으며 주장 역할까지 맡은 손흥민의 합류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다만 손흥민의 몸 상태는 여전히 불안했다.
1992년생으로 어느새 만 32세가 된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도 팀의 주축 공격수, 주장 역할을 모두 맡고 있기에 체력적인 관리가 필요해진 상황이었다. 지난 4일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 자리에서 "손흥민이 복귀전을 치르고 다시 경기장에 선 것은 모두가 확인했지만, 저희도 그의 출전 시간을 신중히 살펴야 한다"라며 손흥민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겠다고 이야기했다.
토트넘서 대표팀 이상으로 손흥민에 의존하고 있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인터뷰서 손흥민의 관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협력적인 접근 방식이 있을 것이다. 우리와 한국 대표팀 모두를 위해 손흥민이 겪은 일을 살펴보는 것 말이다. 우리는 건강한 손흥민, 신체적으로 상태가 좋아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뉴시스'에 따르면 13일 경기전 기자회견에 나선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다른 선수보다 하루 늦게 도착해서 회복 훈련에 집중했다"라면서 "하루 훈련하고 손흥민 선수와 전체적으로 내일 경기에 대해 얘기할 생각이다. 출전 여부는 아직 말씀드릴 수 없다. 훈련까지 마치고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리고 손흥민은 결국 선발로 나섰다.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주장 손흥민에 대한 신뢰였다. 이 쿠웨이트전은 손흥민의 통산 130경기 A매치이다. 이는 한국 남자 축구 역사상 4위 기록이다. 한국 A매치 역사상 4번째 130경기 출전이다.
손흥민보다 더 많은 경기를 출전한 것은 이운재(133경기)와 차범근-홍명보(이상 136경기)가 유일하다. 단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만 생각해도 큰 사고만 없으면 손흥민이 무조건 역대 1위 기록에 오르는 것은 자명한 상황이다.
여기에 손흥민은 이전 경기까지 A매치 129경기에서 49골을 기록하면서 한국 남자 축구 역대 A매치 최다 득점 기록 3위에 위치했다. 만약 이 경기서 골을 넣으면 손흥민은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보유한 최다 득점 2위(50골) 기록과 동률이 되는 상황이었다.
1골이면 황선홍 감독과 타이고 멀티골이면 단독 2위로 올라선다. 그다음 목표는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전 감독의 최다 득점 1위(58골)만이 존재한다. 말 그대로 한국 축구의 유일무이한 No.1이 되는데 단 7경기, 단 10골만 남은 셈이다.
그리고 손흥민은 한 골도 추가했다. 그는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17분 이재성과 짧은 패스를 주고 받고 박스 안을 파고들다가 상대 선수의 거친 몸싸움에 밀려 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직접 손흥민이 나서 골망을 갈랐다.
결국 자신의 130번째 A매치서 50골을 마크하면서 역대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2위 기록인 황선홍 감독과 동률을 이뤘다. 이제 위에는 오직 차범근(58골) 감독의 기록만이 남아있는 상태다. 손흥민은 후반 15분 배준호와 교체로 경기장을 떠났다.
이제 한국 축구의 최다 경기 출전과 득점까지 7경기 그리고 9골만을 남겨둔 손흥민이다. 말 그대로 전설이다. 한 경기 한 경기 출전이 새 역사를 써내려가는 손흥민이 과연 어떠한 기록을 이어가면서 새 역사를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되는 바이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