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호나우두 후계자로 불리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자기 관리 실패로 몰락한 브라질 출신 스타 아드리아누(42)가 회한에 잠겼다.
13일(한국시간) 영국 '미러'에 따르면 아드리아누는 '더 플레이어스 트리뷴'를 통해 "나는 '축구계 최고의 낭비'다"라고 스스로 선언하면서 "경기장에서의 영광을 버리고 옛 동네에 앉아 모든 것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고 있다"고 자신의 현재 삶을 털어놓았다.
아드리아누는 현역 시절 호나우두의 뒤를 이어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 계보에 오를 재능으로 꼽혔다. 190cm의 피지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슈팅력에 기술과 유연함까지 겸비해 전 세계 팬들을 금방 매료시켰다.
19세에 인터 밀란에 입단하면서 유럽 무대를 밟은 아드리아누는 첫 시즌(2001-2002) 리그 8경기에서 1골을 넣었다. 겨울에 피오렌티나로 옮긴 아드리아누는 15경기서 6골을 넣어 자신의 기량을 되찾았다.
파르마로 이적한 아드리아누는 첫 시즌(2002-2023) 리그 28경기에서 15골을 넣었고 다음 시즌 9경기 8골을 넣은 후 겨울에 인터 밀란으로 복귀, 16경기서 9골을 추가했다.
아드리아누는 2004-2005시즌을 준비하던 2004년 8월 자신의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30경기 16골을 넣으며 여전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다음 시즌 아드리아누는 기복이 심해지면서 빛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챔피언스리그 16강 아약스전을 앞두고 술을 마시는 장면이 방송에 나왔고 동료들과도 언쟁을 벌이면서 현지 언론의 집중적인 표적이 됐다.
로베르토 만치니, 조세 무리뉴 감독, 마시모 모라티 인터 밀란 회장까지 나서 아드리아누를 다독였지만 아드리아누는 끝내 자신의 기량을 되찾지 못했다. 결국 브라질 국가대표팀에서 자리를 잃으면서 서서히 잊혀졌다.
아드리아누는 부유한 동네에 집이 있지만 자신이 자란 빈민가 지역(크루제이루)을 자주 찾고 있다. 아드리아누는 "그 '낭비'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었다. 소리도 좋지만 내 삶을 낭비하는 것에 집착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렇게 미친 듯이 낭비하는 것이 좋다. 이런 생활이 즐겁다"면서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지만 나는 약물을 하지 않는다. 범죄와도 관련이 없다"면서 "클럽에 가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항상 같은 동네, 나나의 키오스크에 간다. 나를 만나고 싶다면 거기로 오라. 나는 매일 술을 마신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아드리아누는 유럽 생활 동안 향수병에 걸렸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크리스마스날 클라렌스 세도르프(48)로부터 전화를 받았던 날을 떠올랐다. 그는 "나는 무너졌다. 보드카 한 병을 집어 들었고 과장이 아니라 혼자 다 마셨다"면서 "보드카로 내 정신을 채웠다. 밤새 울었다. 너무 마셔서 소파에 쓰러져 잠들었다"고 고백했다.
아드리아누는 2009년 브라질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이탈리아를 떠난 후 팀에 복귀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납치설이 돌기도 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나는 인터 밀란에서 도망쳤을 때 여기 숨기 위해 왔다. 사흘 동안 이곳 전체를 떠돌아다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도 나를 찾지 못했다. 빈민가의 첫 번째 규칙은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나를 밀고 할 것 같나? 여기는 밀고자가 없다"면서 "이탈리아 언론은 미쳤다. 리우 경찰은 나를 구출하려고 작전까지 펼쳤다. 내가 납치됐다고 했다. 웃기지 않나? 누가 내게 해를 입히겠나. 나는 빈민가 출신이다"라고 떠올렸다.
아드리아누는 "그들은 내가 빈민가에 간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것은 술, 여자 때문이 아니었다. 약물은 더더욱 아니었다"면서 "자유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평화를 원했고 살고 싶었다. 잠시라도 인간이 되고 싶었다. 그게 진짜 진실이다. 뭐가 어떤가?"라고 말했다.
아드리아누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하려고 노력했다. 만치니와 타협하고 무리뉴와 함께 열심히 노력했다. 모라티의 어깨에 기대 울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가 없었다"면서 "몇 주 잘 지내다 보면 항상 다시 빠져 들었다. 계속 반복됐다. 모두 나를 비난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당시 자신의 심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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