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때리는 그녀들’이 또 하나의 레전드를 떠나 보낸다. FC원더우먼의 주장이자 인간 승리 서사의 주인공 김희정이다.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은 지난 2021년 설날 특집 프로그램으로 안방을 찾아온 뒤 호평을 받으면서 정규 편성됐다. 축구가 각광을 받고 그 중에서도 여성들이 축구를 하는 포맷의 프로그램으로 큰 사랑을 받은 ‘골때녀’는 2021년 SBS 연예대상 8관왕, 2022년 SBS 연예대상 10관왕, 2023년 SBS 연예대상 7관왕 등을 수상하며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선수들의 노력과 열정이 빛난 가운데 다양한 팀 구성도 ‘골때녀’를 보는 재미였다. ‘구척장신’은 모델들로, ‘국대패밀리’, ‘개벤져스’는 각각 국가대표, 개그맨 출신들이 팀을 이뤄 끈끈한 케미스트리를 보였다. 이후 시즌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팀이 도전장을 내밀며 긴장감 팽팽한 리그가 이어졌다.
FC원더우먼은 이천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가운데 박슬기, 치타, 김희정, 송소희, 황소윤, 요니P 등의 멤버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리그는 쉽지 않았고, 챌린지리그에 머물다가 시즌6 들어서 슈퍼리그로 진입하며 마침내 꿈을 이뤘다.
그 사이 감독은 여러 차례 바뀌고, 원년 멤버들도 하나둘 떠났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자리를 지킨 건 등번호 23번의 수비수 김희정이었다. 바이크부터 승마, 스노우보드, 서핑, 테니스 등 각종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형 허벅지로 축구까지 접수하겠다며 도전장을 던진 김희정은 창단 멤버이자 주장, 그리고 중원의 핵심으로 팀을 이끌었다.
왕성한 체력과 탄탄한 피지컬, 파워와 정교함으로 무장한 킥으로 FC원더우먼을 이끈 김희정은 팀을 드디어 슈퍼리그로 올려 놓으며 꿈을 이뤘지만 아쉽게 ‘골때녀’를 떠나게 됐다. 13일 OSEN 취재 결과, 김희정은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축구화를 벗고 그라운드를 떠난다. 최근 마지막 경기를 치르면서 팀원들에게 FC원더우먼의 이후를 맡겼다.
김희정의 하차로 인해 ‘골때녀’는 또 한 명의 레전드를 떠나보내게 됐다. 세대 교체와 함께 원년멤버들도 많이 남지 않은 것. 이현이(구척장신), 안혜경(FC불나비), 사오리(FC월드클라쓰), 채리나·유빈(FC탑걸), 윤태진(FC아나콘다) 등이 레전드로 현재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김희정은 1999년 MBC 베스트극장 ‘소영이 즈그 엄마’를 통해 데뷔했다. 드라마 ‘피아노’, ‘여인천하’, ‘호텔리어’, ‘왕의 얼굴’, ‘화정’, ‘후아유-학교 2015’,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다시 만난 세계’, ‘리턴’, ‘진심이 닿다’, ‘달이 뜨는 강’, ‘우당탕탕 패밀리’ 등과 영화 ‘귀여워’, ‘라방’, ‘가문의 영광:리턴즈’ 등에 출연했다.
특히 2000년 방송된 ‘꼭지’에서 송꼭지 역을 맡아 원빈과 호흡을 맞추며 지금까지도 ‘원빈 조카’로 불리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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