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통산 93홈런을 기록한 쿠바 출신 거포 내야수 요안 몬카다(29)가 공식 FA로 풀렸다. 쿠바 대표팀으로 한국에서 열린 평가전에 참가한 몬카다의 다음 행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몬카다에 대한 내년 연봉 2500만 달러 구단 옵션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2020년 3월 화이트삭스와 몬카다가 체결한 5년 7000만 달러 연장 계약이 종료됐다. 구단 옵션이 실행되지 않음에 따라 몬카다는 500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을 받고 FA 자격을 얻었다.
몬카다는 현재 WBSC 프리미어12 쿠바 대표팀 소속으로 한국에 있다. 지난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에 2경기 연속 2번 타자 3루수 선발 출장했다. 각각 3타수 무안타 1삼진, 3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첫 경기 2회 윤동희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는 호수비를 보여주기도 했다.
몬카다는 지난 1일 경기 전 공식 인터뷰에서 “아직 한국 팀들의 제의는 받지 못했지만 한국과 아시아리그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있다”며 “지금 몸 상태는 호전됐다. 100%라고 말할 순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회복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몬카다는 올해 화이트삭스에서 연봉 248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42억원에 달하는 고액 몸값 선수였다. 만약 한국에 온다면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에 따라 100만 달러가 받을 수 있는 연봉 최대치다. 몸값을 대폭 깎아야 하지만 한국행에 열린 마음을 나타낼 정도로 몬카다의 상황은 좋지 않다.
쿠바의 특급 유망주로 이름을 날린 스위치히터 내야수 몬카다는 2015년 2월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금 3150만 달러에 사인했다. 당시 10개 구단 이상 몬카다에게 관심을 보였고, 보스턴은 국제 아마추어 계약 보너스풀 한도를 넘어 100% 사치세를 물었다. 몬카다 영입에 쓴 비용만 무려 6300만 달러에 달했다. 그만큼 몬카다의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
2016년 9월 메이저리그 데뷔한 몬카다는 보스턴에서 8경기만 뛰었다. 시즌 후 특급 투수 크리스 세일의 반대 급부로 마이클 코펙(LA 다저스)과 함께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된 몬카다는 올해까지 9시즌 통산 747경기 타율 2할5푼4리(2798타수 711안타 93홈런 339타점 376득점 306볼넷 918삼진 출루율 .331 장타율 .424 OPS .756을 기록했다.
2019년 132경기 타율 3할1푼5리(511타수 161안타) 25홈런 79타점 OPS .915로 최고 시즌을 보낸 뒤 화이트삭스와 5년 70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했다. 2021년 144경기 타율 2할6푼3리(520타수 137안타) 14홈런 61타점 OPS .787로 화이트삭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지만 2022년부터 3년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크고 작은 부상 때문에 2022년 104경기, 지난해 92경기, 올해 12경기 출장에 그쳤다. 오른쪽 복사근 염좌, 햄스트링 긴장, 허리 염증, 왼쪽 내전근 염좌로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 4월10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선 2회 3루 땅볼을 치고 1루로 뛰다 내전근을 다쳐 5개월을 날렸다. 9월17일 LA 에인절스전에 복귀했지만 대타 한 타석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잦은 부상과 성적 하락으로 화이트삭스가 몬카다와 내년 2500만 달러 계약을 실행할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 이에 몬카다도 시즌을 마친 뒤 쿠바 대표팀에 합류, 재취업을 위한 쇼케이스에 나섰다.
몬카다는 지난 9월21일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부상이 확실히 영향을 미쳤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없었다. 하지만 건강했을 때는 나쁘지 않았고, 여기서 좋은 경력을 쌓았다”며 “다른 팀에서 나를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내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 앞으로 몇 년은 더 뛸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몬카다의 경력이나 실력만 본다면 KBO리그 팀들도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 그러나 최근 3년 연속 부상에 허우적댔고, 숫자가 제한된 KBO리그 외국인 선수에겐 내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뜻 몬카다 영입에 나설 만한 팀이 나올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