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에릭 텐 하흐 감독(54)을 경질했다. 후임으로 후벵 아모림 스포르팅 감독(39)이 유력하다.
맨유는 2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텐 하흐의 경질 소식을 전했다.
구단은 “텐 하흐가 맨유 남자 1군 감독직에서 물러났다”고 발표하며 그동안 그의 노고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텐 하흐는 지난 2022년 4월 맨유의 감독으로 부임해 2023년 카라바오컵과 2024년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현재 공석이 된 감독 자리에는 뤼트 반니스텔루이 코치가 임시로 팀을 지휘할 예정이다. 맨유는 “정식 감독을 선임하기 전까지 반니스텔루이가 현 코칭스태프와 함께 임시 감독 역할을 맡는다”고 밝혔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텐 하흐는 현지 시각 월요일 아침 경질 통보를 받았다. 그가 2026년 6월까지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었으나 성적 부진이 계속되자 팀을 떠나게 됐다.
텐 하흐는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진출과 에레디비시 3회 우승을 이끌며 큰 기대를 모았다. 2022년 4월 그를 맨유에 영입한 구단 수뇌부는 변화와 개혁을 기대하며 텐 하흐를 선택했다.
첫 시즌에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그는 흔들리던 팀 분위기를 정비하며 맨유를 리그 3위로 올렸다. 또한 리그컵 정상에 올라 팀은 2016-2017시즌 유로파리그(UEL) 우승 이후 오랜 무관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두 번째 시즌부터는 하락세가 시작됐다. 2023-2024시즌 맨유는 UCL에서 갈라타사라이와 코펜하겐에 패해 조별리그 꼴찌로 탈락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성적이 저조해 8위에 머물렀다. 팬들과 내부에서도 그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시즌 최종전에서 텐 하흐는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감독직을 지켰다.
맨유는 텐 하흐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이적시장에서도 적극 지원했다. 조슈아 지르크지, 레니 요로, 마테이스 더 리흐트, 누사이르 마즈라위, 마누엘 우가르테를 영입해 전 포지션에 걸쳐 선수단을 보강했다. 2024년 여름에만 이적료로 1억 9000만 파운드(약 3345억 원)를 사용했으며, 그의 부임 이후 총 6억 파운드(약 1조 564억 원)가 지출됐다.
그러나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9경기 중 3승 2무 4패로 14위에 머물며 최악의 시즌 출발을 기록했다. UEL에서도 3경기 연속 무승부로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모든 대회에서 총 14경기 중 4승에 그쳤다.
결국 맨유 보드진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맨유는 최근 페네르바체와의 원정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고, 웨스트햄 원정에서도 득점력 부족으로 1-2 패배를 당했다. 경기 결과뿐 아니라 내용마저 좋지 않아 경질을 결심했다.
‘디 애슬레틱’은 텐 하흐의 경질 위약금이 1600만 파운드(약 287억 원)를 초과한다고 보도했다. UCL 진출 실패로 연봉이 감소해 다소 부담이 줄었으나, 지난여름 경질했더라면 더 큰 비용 절감이 가능했다. 이제 맨유는 구단 역사상 최고 금액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맨유의 다음 감독 후보로 여러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유력했으나 잉글랜드 대표팀에 부임해 제외됐고, 현재는 후벵 아모림 스포르팅 감독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 외에도 사비 에르난데스 전 바르셀로나 감독과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의 후임으로 물망에 오른 상황이다.
아울러 브렌트포드에서 공격 축구를 선보이는 토마스 프랭크 감독,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물러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그레이엄 포터 전 첼시 감독, 에딘 테르지치 전 도르트문트 감독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프랭크 감독은 지난여름에도 맨유와 연결된 바 있다.
현재로서는 아모림 감독이 1순위로 보인다. ‘디 애슬레틱’은 “맨유는 아모림을 새 감독으로 선임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아모림 또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며 “맨유는 스포르팅에 1000만 유로(약 150억 원)를 지불하고 그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