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32)가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도 결국 터지지 않았다.
저지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3차전 LA 다저스와의 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출장해 3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2-0으로 앞선 1회말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저지는 다저스 선발투수 워커 뷸러의 6구 시속 90.3마일(145.3km) 커터에 방망이가 헛돌아가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뷸러의 초구 75.7마일(121.8km) 너클 커브를 큰 타구로 연결했지만 좌익수 뜬공으로 잡혔다.
저지는 6회 1사 1루에서 우완 구원투수 브루스더 그라테롤의 2구 98.7마일(158.8km) 싱커를 때렸지만 투수 땅볼로 잡히며 선행주자가 아웃됐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양키스는 저지를 비롯한 타자들이 침묵한 가운데 2-4로 패했고 시리즈 전적 3패를 기록해 다저스에게 월드시리즈 우승을 내줄 위기에 처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993경기 타율 2할8푼8리(3564타수 1026안타) 315홈런 716타점 736득점 53도루 OPS 1.010을 기록한 저지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다. 2022년 데뷔 첫 60홈런을 달성하며 당시 에인절스에서 뛰고 있던 오타니 쇼헤이(다저스)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다. 올 시즌에도 158경기 타율 3할2푼2리(559타수 180안타) 58홈런 144타점 122득점 10도루 OPS 1.159를 기록하며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포스트시즌 통산 56경기 타율 1할9푼6리(214타수 42안타) 15홈런 31타점 35득점 4도루 OPS .733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저지는 올해 가을야구에서 유난히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포스트시즌 12경기에서 타율 1할4푼(43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 6득점 1도루 OPS .58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특히 월드시리즈에서는 3경기 타율 8푼3리(12타수 1안타) OPS .237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월드시리즈 3차전을 앞둔 지난 28일 “클러치 능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쯤이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저지는 포스트시즌에서 빛을 잃거나, ‘진정한 양키’로서의 점수가 부족하다거나, 중요한 순간마다 흔들리는 선수가 아니다. 그런 생각은 말도 안된다. 특히 야구같이 어려운 스포츠에서 이런 생각은 더더욱 좋지 않다”라며 저지가 가을야구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중인 것이 단순한 우연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저지의 부진으로 인해 양키스가 위기에 빠진 것 또한 사실이다. MLB.com은 “저지가 지금의 슬럼프에서 빨리 탈출하지 못한다면 양키스는 시리즈 스윕패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오프시즌 내내 팬들과 전문가들이 ‘저지가 왜 또 가을야구에서 사라졌나’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저지 본인도 ‘지금은 해내야 할 때’라고 잘 알고 있다”면서 “저지의 성적은 처참하다. 저지는 이런 슬럼프에 빠진 적이 여러 번 있지만 보통은 곧바로 슬럼프에서 벗어나 일주일 내내 멀티홈런 경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와 양키스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양키스는 저지의 침묵과 함께 3차전까지 내주면서 시리즈 3패 위기에 몰렸다. 월드시리즈 역사상 3패를 하고 리버스 스윕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 7전4선승제 모든 포스트시즌 시리즈로 확대해도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보스턴이 성공한 것이 유일하다. 공교롭게도 당시 보스턴에 리버스 스윕을 내준 것이 바로 양키스다.
4전 전패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내줄 위기에 처한 양키스를 저지가 구해낼 수 있을까.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