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좌완 투수 곽도규(20)가 감동의 퍼포먼스를 펼쳤다. 부상으로 재활 중인 이의리(22)를 위해 그의 이름과 등번호 48번이 새겨진 티셔츠를 유니폼 안에 입고 던졌다.
곽도규는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에 5-5 동점으로 맞선 6회초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1회 투런, 3회 투런으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르윈 디아즈를 바깥쪽 낮은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곽도규는 김영웅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2구 연속 바깥쪽 투심 패스트볼로 투스트라이크를 점하더니 몸쪽 낮게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을 빼앗았다. 이어 박병호에게 유격수 내야 안타를 맞았지만 이재현을 3루 땅볼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동점 상황에서 1이닝을 깔끔하게 막은 것도 대단한데 그 다음 퍼포먼스가 진짜 대박이었다. 마운드를 내려가던 곽도규는 유니폼 상의 단추를 풀었다. 이어 양손으로 유니폼을 풀어헤쳐 이의리의 이름과 등번호 48번이 새겨진 가슴 속 티셔츠를 활짝 드러냈다.
TV 방송 카메라를 보며 미소를 내비친 곽도규는 오른손으로 가슴을 툭툭 치며 이의리를 향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누구도 예상 못한 깜짝 퍼포먼스. 경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20대 MZ 세대다운 당돌한 자기 표현을 했다.
곽도규는 이번 한국시리즈 내내 모자에도 이의리의 등번호인 48을 새겼다. 부상으로 재활 중인 선배 이의리가 보고 감동하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2021년 신인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의리는 2022~2023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KIA 주축 선발로 활약했다.
그러나 올해는 4경기 만에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지난 6월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들어갔고, KIA의 한국시리즈를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 선배를 향한 곽도규의 낭만 가득한 퍼포먼스에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도 들끓었다.
곽도규의 세리머니는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도 곽도규는 8회말 1사 1루에서 디아즈를 8구 승부 끝에 1루 병살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낸 뒤 모자를 돌려 쓰는 익살스런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2년 차 좌완 곽도규는 올 시즌 71경기(55⅔이닝) 4승2패2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3.56 탈삼진 64개로 활약하며 KIA 필승조로 자리잡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이날 등판 전까지 3경기에서 1승을 거두며 3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이날도 구원승 요건을 갖추고 7회초 장현식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한국시리즈 4경기 4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행진. 첫 한국시리즈라곤 믿기지 않는 대담한 활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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